신세계그룹 ‘W컨셉’ 인수, 카카오도 ‘지그재그’ 인수 추진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 입점여부가 브랜드 인지도 척도 지그재그·브랜디·에이블리, 1020세대 팬층 업고 승승장구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여성 온라인 패션 편집숍 ‘W컨셉’의 경영권 인수를 확정한 데 이어, 카카오도 여성 패션 앱 ‘지그재그’ 인수를 진행 중이다.
신세계 SSG닷컴이 2000억 원 중후반의 가격에 인수한 W컨셉은 여성 디자이너 편집숍으로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는 물론, 명품과 스포츠 브랜드 제품 등을 판매한다. 최근에는 명품 프리오더 서비스와 골프 카테고리 등 신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SSG닷컴은 명품 브랜드 외에도 2030세대가 선호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로 독보적인 패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W컨셉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역시 카카오에서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계약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20세대의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지그재그는 AI 기반으로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15년 지그재그는 2020년 7500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했으며, 올 1분기까지 누적 거래액은 2조6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까지 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3000만 건을 넘으며 국내 1위 여성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과거에는 고객이 직접 기업의 상품을 찾아야 했다면, 최근에는 주 고객층이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들 플랫폼은 이미지 중심의 직관적인 제품 정보전달과 이용 고객들 간에 소통이 원활한 커뮤니티로서의 공간을 아우르며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기존 이커머스가 가진 제품을 사고파는 기능을 넘어 고객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면서 자발적으로 고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플랫폼의 특성상 신세계와 카카오 등에서는 새로운 플랫폼을 키우는 것보다 이미 충성고객을 중심으로 활성화 돼 있는 플랫폼을 통째로 인수하는 것이 더 효율이라 판단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고공 성장 중인 온라인 패션 플랫폼 중에서 ‘무신사’를 빼놓을 수 없다. 무신사는 2030세대가 원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내고 그들이 원하는 제품을 제안한다. 국내 10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자리매김한 무신사는 지난해 기준으로 783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입점 브랜드는 5700여 개에 이른다. 연간 거래액은 2016년 1990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2000억 원으로 온라인 패션 플랫폼 최초 거래액 1조 원을 넘어섰다. 현재 무신사는 면세사업 무신사DF, 라이브커머스, 리셀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렇듯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무신사는 대기업에서도 협업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과 ‘AP&M 뷰티·패션 합자 조합’을 결성해 100억 원 규모에서 유망 기업을 유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이랜드월드와 손잡고 ‘뉴발란스’, ‘스파오’, ‘후아유’ 등 3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용 라인을 론칭하고, 단독 상품의 디자인부터 생산, 마케팅, 판매까지 다각도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29CM는 온라인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으로써, 고객들의 감성에 맞춘 카테고리를 강화하며 3년 연속 거래액 2배 성장을 달성했다. 29CM는 삼성전자와 코웨이 등에서 문을 두드릴 만큼 브랜드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담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만 원대의 스마트폰 ‘갤럭시A21s’를 29CM에서 선발매했으며, 코웨이는 29CM에 단독 브랜드숍을 론칭하기도 했다. 주 고객층인 MZ세대 공략을 위해 그들이 즐겨 찾는 플랫폼을 선택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 등 이커머스를 찾는 고객은 싸고 빠른 서비스를 원한다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통해서는 트렌드를 읽고 몰랐던 브랜드를 발굴하는 등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을 원하고 있다”며 “쇼핑몰이 과거 단순하게 상품을 진열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치중했다면, 패션 플랫폼은 이를 넘어 고객의 취향과 감성에 맞춰 브랜드와 상품을 경험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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