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직원 극단적 선택 관련 첫 기자회견, 자체 조사 결과 발표과도·부당업무 지시 지속, 모욕적 언사도···문제제기에 회사 ‘방관’네이버노조 “진상규명·재발방지 필수”, 자료제출·대책위 구성 촉구
네이버사원노조 공동성명은 7일 오전 10시 성남구 분당구에 위치한 네이버본사 그린팩토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동료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철저한 진상조사 및 재발방지를 위해 노조와 협력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공동성명은 자체 진상조사 중간 발표를 통해 동료 직원의 극단적 선택에 ▲과도한 업무 지시, ▲지위를 이용한 부당 업무 지시 및 모욕적 언행, ▲회사 및 경영진의 묵인 및 방조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우선 고인은 주말과 밤 늦게에도 업무를 진행했으며 특히 5월 신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고강도 업무에 시달려왔다.
공동성명은 이날 “두달짜리 업무가 떨어졌다며 주변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휴가 중에도 밤 늦게까지 업무를 했던 사실도 확인됐다”면서 “과도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인력 충원은 되지 않았다. 인력 충원이 안되는데 업무가 많다며 회사가 나가라는 사인을 보내는 건지 일하라는건지 모르겠다고도 주변에 토로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인은 상급자인 임원 A씨로부터 모욕적인 언행, 해결할 수 없는 무리한 업무지시를 받기도 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3월26일 동료에게 “임원 A와 미팅할때마다 자신이 무능한 존재로 느껴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걷고 있는 것 같아 괴롭다”면서 “계속 이렇게 일할 수 밖에 없나.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고 토로했다.
공동성명은 고인 뿐 아니라 임원 A씨의 과도한 업무 지시, 모욕적 언사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임원 A씨는 다른 팀원에게 “일주일 내 이력서 100장을 가져와라” 등 무리한 업무를 시켰고 2장의 이력서를 가져오니 “농담식으로 일한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회사 경영진들이 임원 A씨의 문제를 알고도 묵인, 방조한 정황도 포착됐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지난 3월 4일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참석한 사내 행사에서 모 직원이 임원 A의 임원 선정의 정당성에 대해 질문했지만 인사담당 임원이 “경영리더와 인사위원회가 검증하고 있다”는 등의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공동성명은 고인 뿐 아니라 관련 조직장, 직원들이 잇달아 상급자인 경영진 C를 찾아가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한 정황이 있다며 A와 C를 고인의 비극적 선택에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세윤 네이버 지회장은 “임원 A가 입사한 이후 해당 조직 직원들이 경영진 C에게 문제를 제기했을 때 경영진 C는 이에 대해 본인이 책임지겠다 했다. 몇 달 후 해당 조직장들이 C를 찾아가 A와 일하기 어렵단 의사를 전했을 때 C는 묵살했고 A는 오히려 임원으로 승진했다”면서 “직접적 가해를 한 A와 A의 문제를 알고도 묵살한 C는 이일에 큰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공동성명은 고인의 비극적 선택과 관련 가장 중요한 것으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꼽으며 사측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공동성명은 우선 진상규명을 위해 노조의 자체 진상조사에 필요한 자료 일체의 제공과 더불어 수사권한을 가진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노조와 함께 대책위 구성, 책임자에 대한 엄중 처벌, 유가족들에 대한 경영진의 사과를 촉구했다.
오 지회장은 “조사 및 수사결과를 함께 살피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조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위를 꾸릴 것을 사측에 요구한다”면서 “당사자인 직원으로 구성된 노조와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권력이 견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주적 의사결정을 가진 노조와 이 문제를 해경해야 한다”면서 “사측이 재발방지대책에서 노조를 배제한다면 진정성 또한 모두가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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