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영토 확장 속 성장세 최우수진출 국가 가장 적지만 네트워크는 1등카자흐 실패 딛고 인니·캄보디아서 순항글로벌 금융허브 떠오른 싱가포르 정조준
22일 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902억원으로 전년 154억원보다 486%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하나은행(107% 증가), 신한은행(1.6% 감소), 우리은행(6.8% 감소)을 압도하는 수치다. KB국민은행의 해외법인세 비용도 2019년 86억원에서 지난해 158억원으로 83%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4대 은행 중 가장 적은 진출 국가(11개)를 두고 있지만 네트워크 확대로 주춧돌을 놓는 모습도 뚜렷하다. 올 1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의 해외 법인 등 네트워크는 636곳으로 이 분야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되는 우리은행(447곳)을 뛰어넘었다. 기업의 국제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초국적화지수(TNI)에서도 KB국민은행은 2019년 3.33%에서 지난해 16%로 12.67포인트 끌어올렸다.
과거 해외 영토 확장에서 뼈아픈 경험이 있었는데 이를 딛고 일어서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뱅크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2009년 누적 지분 29.56%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카자흐스탄 화폐가치 폭락으로 주식은 급락했고 결국 1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은 순차적으로 손실 처리했다.
◇인도네시아 속도전···‘해외통’ 최창수 CEO 선임 = 지난해 야심차게 시행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 확보와 최근의 공격적인 행보가 더욱 가열차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2018년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 2번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67%까지 확대하며 경영권을 가져왔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코핀은행이 유동성을 겪자 과감하게 누적 4000억원이라는 자금 투입을 결정했고 그 결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해 10월 부코핀은행 신용등급을 ‘AA-’에서 최고등급인 ‘AAA’로 상향 조정했다.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을 통해 소상공인 대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우량 자산 기반의 성장회복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해외통’으로 불리는 최창수 전무가 CEO로 선임돼 이를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부코핀은행은 지난 17일 주총을 열고 KB손해보험 해외사업본부를 이끈 경험으로 KB국민은행 해외사업을 주도한 최창수 전무를 CEO로 선임했다.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운영도 빛을 보는 수순에 돌입했다. KB국민은행이 2019년 말 약 7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70%를 인수한 캄보디아 소액 대출 1위 회사 프라삭은 지난해 118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기대를 충족했다.
◇‘금융허브’ 떠오른 싱가포르 진출 정조준= KB국민은행의 글로벌 발걸음은 싱가포르로 초점이 모인다. 지난달 3일 KB국민은행은 싱가포르통화청으로부터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하며 현지 진출 신호탄을 쐈다. 이날 획득한 인가는 ‘홀세일 뱅크 라이선스’로 KB국민은행은 싱가포르지점 개설 시 현지 통화 기반 소매금융 업무를 제외한 기업금융, 투자금융, 자본시장 관련 업무에 더해 증권업까지 모든 업무를 취급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글로벌 금융 허브로 떠오른 싱가포르를 글로벌 투자금융과 자금 조달 거점으로 삼아 네트워크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홍콩심사부문을 확대해 신설한 아시아심사센터의 싱가포르 이전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태구 KB국민은행 여신관리심사그룹 전무는 “은행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그동안 축적한 심사 역량을 바탕으로 IB·글로벌 부문에서 양질의 자산 성장을 이루겠다”며 “향후 미주, 유럽 지역까지 심사 범위 확대와 글로벌 심사센터의 싱가포르 이전을 추진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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