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말 최지성, ‘삼성 웰스토리 이익 확보방안’ 지시 식자재價 검증 차단 구내식당 경쟁입찰 두차례 중단 등
웰스토리 급식 지원 주체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4개사다. 삼성전자 등은 웰스토리에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구조를 설정해 2013년 4월부터 최근까지 사내급식 물량 전부를 웰스토리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줬다는 혐의를 받는다.
웰스토리는 삼성에버랜드에서 2013년 12월 물적분할해 설립됐으며, 현재는 삼성 총수 일가가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로 있다.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던 미전실은 고 이건회 회장 비서실 등 총수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를 전담하는 조직이었으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2월말 해체됐다. 그 전까지 미전실은 삼성 계열사 인사 권한을 지휘하며 계열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미전실은 최지성 전 부회장(미전실장)이 이끌어 왔고 국정농단 사태 이후엔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가 미전실의 변형된 삼성 내부조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는 의심을 줄곧 받아왔다.
공정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시 미전실을 총괄하던 최지성 전 부회장은 웰스토리가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시현할 수 있는 계약구조 변경안을 2013년 2월에 보고 받고 이를 최종 확정했다. 계약 구조 변경안에는 식재료비 마진 보장, 위탁수수료 지급, 물가·임금인상율 자동 반영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2012년 말 웰스토리(당시 에버랜드)가 제공하는 급식 품질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급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웰스토리는 식재료비를 추가 투입했고, 이로 인해 웰스토리의 직접이익률은 기존 22%에서 15% 수준으로 급감하게 됐다. 직접이익률은 매출액에서 식재료비, 인건비, 소모품비 등을 뺀 직접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수주 여부 결정 등 급식업계의 영업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미전실은 웰스토리의 수익 악화를 우려, 2012년 10월 웰스토리가 최적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웰스토리가 당시 이부진 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에게 보고한 문건 등에 따르면, 미전실이 개입해 마련한 계약구조 변경안은 웰스토리의 기존 이익을 지속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전실은 “전략실 결정사항이므로 절대 가감해선 안 된다”는 방침을 내렸고, 웰스토리는 2013년 4월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 등 4개사의 웰스토리 부당이익 지원을 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미전실은 웰스토리가 공급하는 식자재 가격의 적정성 검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삼성전자 등의 시장가격 조사마저 중단시킨 혐의도 받는다. 이로 인해 웰스토리가 그 이상의 마진을 취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증수단마저 봉쇄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이에 웰스토리는 식사품질을 높이기 위해 식재료 구입에 쓰기로 약정한 금액의 일부까지 마진으로 수취했다.
미전실은 또 웰스토리의 급식물량 보전을 위해 2014년과 2018년 삼성전자가 추진하던 구내식당 경쟁입찰을 중단시켰다. 이러한 미전실의 영향으로 2017년 각 지원주체의 경쟁입찰 시도 역시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년간 삼성의 이같은 지원행위를 통해 웰스토리는 삼성전자 등 4개사로부터 미전실이 의도한 이익률을 훨씬 상회하는 25.27%의 평균 직접이익률을 시현했다. 같은 기간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씨제이프레쉬웨이 등 단체급식시장 매출액 기준 상위 11개 경쟁사업자들의 평균 영업이익률(3.1%) 대비 웰스토리는 현저히 높은 15.5%의 영업이익률을 얻었다.
공정위는 “웰스토리는 내부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을 급식품질 제고보다는 외부사업장 수주확대에 사용했다”면서 “독립 급식업체는 입찰기회 자체를 상실하거나 불리한 조건에서 수주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등 관련시장에서 공정한 거래질서가 저해됐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