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빅테크 때리기’ 전방위 확산세알리바바·텐센트·디디추싱 등 두자릿수 추락“단기 변동성 확대 주의···저가매수 자제해야”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중국 본토 증시 수익률은 기타 신흥국 대비 양호했으나 해외 상장기업이 포함된 MSCI 중국 지수는 급락했다. 7월 상하이종합지수가 0.8% 하락한 반면 MSCI 중국 지수 수익률은 –6.8%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해외상장기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중국 기술주들의 수익률은 고점 대비 반토막도 속출하고 있다. 중국의 숏폼 스트리밍플랫폼 콰이쇼우(-72.5%)를 비롯해 알리바바헬스(-58.5%),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51%) 등은 연고점에서 절반 이상 주가가 하락했다. 배달서비스 메이투안(-47.8%), 이커머스기업 징둥닷컴(-38.2%), 바이두(-36.5%), 텐센트(-36.1%), 알리바바(-29.2%) 등 대부분의 기업이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주요 기술주의 하락세는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이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공개 석상에서 중국 금융감독을 비판한 이후 시작된 빅테크 규제는 앤트그룹과 알리바바, 디디추싱 등 기술주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벌금 부과, 강제 상장폐지, 사업장 폐쇄 등 전방위 규제로 자국 기업을 옥죄고 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가장 최근 불거진 디디추싱 이슈에서 중국 정부는 처음으로 플랫폼 기업 앱을 앱마켓 상에서 삭제하도록 조치했다”며 “또 가입회원수 100만명 초과 사업자의 해외 상장시 인터넷 보안심사를 필수로 했는데, 이는 향후 중국 정부 승인 없이 해외 상장이 불가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국 빅테크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텐센트, 알리바바 등 관련 주식 보유 금액은 총 9억9327만달러(약 1조1437억원)를 기록했다. 예탁원이 상위 50개 기업에 대해서만 관련 통계를 집계한다는 점에서 중학개미들의 실제 보유 주식 규모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규제 카드를 연달아 꺼내며 중국 증시 투자 매력이 반감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체제 유지를 위해 일정 부분의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신호는 글로벌 투자가들의 중국 증시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저가매수보다는 단기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가 계속되면서 당분간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중국 증시가 좋아지기는 어려워보인다. 기업 이익 싸이클에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이나 제조업 경기 상황이 미국에 비해 좋지 않다”며 “중국 경제 성장률도 하반기에 반등하기는 어렵다. 중국 주식시장의 상대적인 부진이 하반기에 반전될 것으로 볼만한 계기를 찾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수현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규제 기조가 강화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으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최근 낙폭은 무분별한 매도가 아닌 정부가 규제하는 산업과 육성하는 산업이 차별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기 관점에서는 본토증시 성장주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나 불확실성으로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콩증시의 경우 정부 규제 이외에도 단기로 부정적인 이슈가 있다”며 “MSCI, FTSE, S&P가 기존 ADR로 편입했던 알리바바 비중을 모두 홍콩주식으로 전환하면서 9월 전까지 각 지수 내 알리바바 가중치가 상승하게 된다. 알리바바 한 종목 변동성이 지수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기에 향후 3개월간 홍콩증시의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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