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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대신 보잉...서학개미, 종목·패턴 다 바꿨다

[해외주식 인사이드]테슬라 대신 보잉...서학개미, 종목·패턴 다 바꿨다

등록 2021.05.10 15:49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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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우려에 기술주 악재...팔란티어·코인베이스 등 ‘와르르’경기회복 따른 수요증가 원자재값↑...경기민감주 랠리 본격화

테슬라 대신 보잉...서학개미, 종목·패턴 다 바꿨다 기사의 사진

글로벌 주식시장의 모든 관심이 인플레이션에 집중되는 가운데 서학개미(해외주식 개인투자자)의 포트폴리오도 변화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최선호주인 테슬라를 팔아치우고 보잉을 사들이는 등 경기민감주의 비중을 크게 확대하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의 상승 엔진이 기대에서 ‘실적’으로 교체된 점을 감안할 때 경기민감주의 우위 구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이달(5월) 들어 테슬라 주식을 1840만달러 어치나 순매도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4월 총 16억2125억달러나 순매수하며 ‘테슬라 사랑’을 이어왔지만, 5월 들어 시장 분위기가 급변한 양상이다.

서학개미들은 그간 매수세를 집중해온 애플과 팔란티어에도 등을 돌렸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4월 애플과 팔란티어에 각각 8억8164만달러, 4억6757만달러씩 쏟아부었지만 이달 들어 순매도세로 전환했다.

기술주의 비중을 크게 줄인 서학개미들은 경기민감주를 쓸어 담는데 집중했다. 올 초부터 4개월간 1억5417만달러를 순매수한 서학개미들은 5월 들어 1주일 만에 845만달러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보잉도 1815만달러 어치를 순매수하며 비중을 꾸준히 확대했다.

서학개미들의 투자전략이 크게 달라진 건 기술주들의 부진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유니티소프트웨어는 지난해 말 160달러를 돌파했으나 지난 6일엔 88.32달러까지 내려왔다. 서학개미 최선호주인 테슬라도 올 초(864.16달러) 대비 23.2%나 급락한 상태다.

지난달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코인베이스(상장 첫날 종가 328.28달러)도 263.70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1월 30달러대를 유지했던 팔런티어는 지난 7일 19.75달러까지 밀렸다.

이 같은 기술주들의 조정은 밸류에이션 부담 탓이다.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경기 과열 및 금리 인상 발언으로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기술주들의 성장성이 달라지진 않았지만, 금리상승 우려로 예전같은 후한 평가는 어려워졌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오는 12일 발표될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결과가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본격적인 기저효과와 더불어 최근 불거진 각종 공급망 이슈로 물가지표의 급격한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주요 원자재 및 중간재 가격은 공급부족과 맞물리면서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제조업 경기 회복에 따른 공급자 우위 구도는 주요 경기민감주들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국의 재정정책을 감안하면 원자재와 중간재 수요는 향후에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최근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경기민감주는 앞으로도 증시 주도권을 놓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나스닥의 최근 3개월 이익 추정치 변화율은 4.6%에 그치는 반면 다우운송지수 소속 20개 항공사의 추정치는 13.3%”라며 “최근 이익 전망이 가파르게 상향되는 업종은 항공을 비롯해 철강·금속, 화학, 에너지 등 전통적인 경기민감주로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또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긴축으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면 산업재, 소재, 금융 등 인플레이션 수혜 업종에 대응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며 “대내외 수요의 점진적 회복과 아직 남아있는 공급망 차질, 기저효과에 따른 본격적인 물가 상승을 바탕으로 이들 업종의 상대 우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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