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수가 불구 IMM, 한샘 인수 의지 확고멀티플 20배 달하는 ‘몸값’ 과도하다 지적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한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주식 및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IMM PE는 독점적 협상권을 부여받고 한샘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며, 본 계약은 연말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IMM PE는 한샘 인수를 위해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등 인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한샘은 주당 가격을 20~25만원 수준으로 제시했고 IMM PE 측은 매도자의 희망 가격에 맞춰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지분은 조 명예회장(15.45%) 지분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7인 지분 20.21%로, 매각가는 1조3000억원~1조7000억원 수준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IMM PE가 높은 가격에도 한샘 인수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가구와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사상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가구업계가 호황을 맞으면서 한샘이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한샘은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1조1217억원을 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매출 2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8년 1조원대로 떨어졌던 매출은 3년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해 지난해 2조원으로 올라섰다.
IMM PE가 지분을 투자한 온라인 인테리어 가구 업체 오하임아이엔티와의 시너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 IMM은 이 회사 지분 36.24%를 보유한 대주주다. 레이디가구와 아이데뉴의 온라인 몰의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오하임아이엔티는 한샘과 결합했을 때 온·오프라인에서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샘의 몸값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샘은 주당 20~25만원 선에 매각가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기업가치(EV)인 멀티플이 약 20배가 넘는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M&A(인수합병) 거래 시 적용되는 멀티플이 10~13배인 정도지만, 이와 비교했을 때 한샘의 멀티플은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나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높여 되팔아야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한샘을 인수한다는 것에 물음표가 찍힌다.
IMM PE이 한샘을 품게 될 경우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먼저 가구·인테리어업계 호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주택 매매 거래량이 감소와 증가를 반복하면서 가구와 인테리어 수요도 불안정한 상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월~3월) 전국 주택준공실적은 9만4409건으로 분기별 실적으로는 지난 2015년 1월 9만1125건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샘 노조의 반발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한샘제조본부노동조합은 지난 14일 성명서를 통해 “50년간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우리는 가족이고 한샘은 하나의 구성원이라고 말하면서 이런 결정은 아무도 모르게 처리하는 경영진을 규탄한다”며 “앞으로 노동조합 임원 회의 및 간부 회의를 진행해 강력하게 매각을 막을 수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샘 측은 100% 고용 승계 내세웠지만, 노조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많은 소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샘의 중국 등 해외실적 부진 역시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샘의 중국법인은 2018년 290억원의 매출을 낸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8년과 2019년 순손실은 각각 140억원, 17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에는 20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사드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하락이 이어지자 결국 지난해 중국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철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샘의 매출과 시총이 증가하면서 지금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해 매각에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한샘의 높은 매각가를 두고 의문이 많은 상황”이라며 “한샘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있는 IMM PE가 향후 어떤 전략을 가지고 한샘을 운영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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