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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 실적’에도 폭락한 쿠팡···9월 보호예수물량도 쏟아진다

‘사상 최고 실적’에도 폭락한 쿠팡···9월 보호예수물량도 쏟아진다

등록 2021.08.13 15:13

수정 2021.09.03 12:01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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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매출 첫 5조 돌파···활성 고객 수·주문량도 증가덕평 화재로 2분기 순손실 6000억원···전년比 5배↑“일회성 손실” 해명에도 주가 폭락···3월 대비 반토막이커머스 경쟁 심화·보호물량 해제 등 변동성 우려

‘사상 최고 실적’에도 폭락한 쿠팡···9월 보호예수물량도 쏟아진다 기사의 사진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쿠팡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 경신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했다. 투자자들은 쿠팡의 매출 확대보다 물류센터 화재 등의 영향으로 분기 손실이 확대된 것에 더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쿠팡 주가는 전장대비 8.25% 하락한 34.13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3월 상장 당시 주가(63.50달러)와 비교하면 약 5개월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특히 시간외 거래에서는 한때 12%까지 폭락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앞서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이 44억7800만달러(약 5조1811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고 밝혔다. 쿠팡의 분기 매출이 5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쿠팡 매출은 2017년 3분기 이후 무려 15분기 연속 50%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순손실은 5억1860만달러(약 59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205만달러(약 1180억원)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지난 6월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관련 비용이 반영된 탓이다.

쿠팡은 이번 실적보고서에서 덕평물류센터로 인한 쿠팡은 재고손실이 1억5800만달러(1823억32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부동산·장비 손실 1억2700만달러(1465억5800만원), 기타 손실 1100만달러(127억원) 등을 선반영했다.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영향을 제외하면 매출총이익은 86% 증가한 8억1628만달러(9420억원), 순손실은 1억205만달러(1178억원)에서 2억2310만달러(2575억원)로 11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범석 쿠팡 최고경영자(CEO)은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화재 관련 손실은 보험금을 받으면 대부분 보전될 것”이라며, 15분기 연속 성장세에 있는 매출 증가에 주목해 줄 것을 강조했다.

쿠팡은 영업순손실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서도 “신선식품과 쿠팡이츠에 대한 직접투자액 1억2000만 달러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에선 ‘플라이 휠(flywheel)’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이휠 효과는 가격을 낮춰 고객이 모이면 판매자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다시 규모가 커지면 고정비용이 낮아져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실제 쿠팡을 찾는 고객은 늘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쿠팡에서 물건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적이 있는 이른바 ‘활성 고객수’(Active Customer)는 1702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49만여명 대비 26% 증가했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서도 100만여명이 늘었다.

다만, 쿠팡 측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한때 시가총액 100조원을 달성했던 쿠팡은 물류센터 화재 사고 외에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심화 ▲플랫폼 노동자 이슈 ▲글로벌 진출의 어려움 등이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아울러 쿠팡은 오는 9월 대규모 보호예수물량 해제를 앞두고 있다. 당초 쿠팡은 3월 상장할 당시 180일의 보호예수기간을 뒀다. 상장 12거래일 뒤 주가가 공모가의 33%(주당 46.55달러)를 넘으면 지분 일부를 팔 수 있게 예외조항을 둔 덕분에 대주주들의 대규모 주식 매각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9월 7일 보호물량 가운데 잔여 지분(약 83%)이 해제되면 쿠팡의 주요 대주주들이 자금회수(엑시트)를 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쿠팡 주요 주주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33.1%), 그린옥스캐피탈(16.6%),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10.2%), 매버릭홀딩스(6.4%) 등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상장과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공격적 투자, 마켓컬리와 오아시스의 상장 준비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중”이라며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업계 전반에 판촉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 보호예수가 해제될 것으로 예상돼 단기 오버행 리스크에 대해서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쿠팡의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일회성 비용 제외 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도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세가 두드러지는 만큼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쿠팡프레시와 쿠팡이츠 등 성장 동력들의 잠재력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고 판단한다”며 “투자자들은 이커머스 및 음식배달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지만, 쿠팡은 내재적 요인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화재관련 비용으로 인한 기대 이하의 실적으로, 실적 발표 후 장외에서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이라며 “배송 능력 정상화 시점, 소비자 불매 운동의 영향 등은 향후 1~2달 가량 추적 관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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