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들고 나오기만 하면 결제···이마트24 ‘완전스마트매장’ 가보니

계산대 없이 SSG페이·카드 등록만 하면 자동 결제

컴퓨터비전·센서퓨전·AI·머신러닝···첨단 기술 집약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 입구. 사진=김민지 기자

이마트24가 신세계아이앤씨와 손잡고 서울 삼성동에 한국형 ‘아마존고’ 두 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계산 줄을 기다리고 일일이 바코드를 스캔하지 않아도 된다. 카드 하나, 휴대폰 하나만 들고 매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가지고 나오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지난 3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위치한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은 오는 8일 오픈을 앞두고 손님맞이를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선반과 냉장고에는 상품들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고 기존 편의점 매장보다 선반과 선반 사이가 넓어 더욱 쾌적하다는 느낌을 줬다.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은 인공지능(AI), 컴퓨터비전, 센서퓨전, 음성인식, 클라우드POS 등 신세계아이앤씨의 리테일테크가 총동원됐다. 고객들은 매장 앞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본인 신용(체크)카드로 인증 및 출입 QR코드를 받아 입장이 가능하며 매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들고 나오기만 하면 최초 인증된 신용(체크)카드로 자동결제가 진행된다.

앞서 이마트24와 신세계아이앤씨는 김포DC점을 스마트 매장 테스트베드로 운영해왔다. 이를 통해 미비점을 자체 기술로 보완해 선보인 것이 이번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이다.

고객은 키오스크 외에 신세계그룹의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인 ‘SSG페이’로도 QR코드를 받을 수 있다. 이마트24와 신세계아이앤씨의 기술력을 모두 체험해보기 위해 기존에 사용 중이던 SSG페이로 체크인을 진행했다.

SSG페이 애플리케이션 내 이마트24 스마트스토어 입장 QR코드(왼쪽)와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 내 AI ‘스파로스’(오른쪽). 사진=김민지 기자

체크인 과정은 굉장히 간편했다. SSG페이 앱의 메뉴 중 라이프 탭에서 ‘스마트스토어’를 누른다. 이후 하단 ‘QR코드로 입장하기’를 통해 결제 비밀번호 6자리를 입력하면 바로 QR코드가 발급된다. 신세계아이앤씨는 1개의 QR코드로 최대 4명까지 매장 동반 입장이 가능하게 설계했다. 예컨대 가족 4명이 1개의 QR코드를 통해 입장하고, 각각 구매할 물건을 들고 퇴장하면 등록된 1개 QR코드로 모두 결제되는 방식이다.

발급받은 QR코드를 입구 스캐너에 스캔하면 게이트가 열리면서 입장할 수 있다. 매장 내부는 생필품, 과자, 음료, 아이스크림, 간편식 등으로 일반 편의점처럼 구성돼 있었다. 여느 편의점과 다를 게 없는 모습이었지만, 곳곳에는 IT 기술이 쇼핑 정보를 기억하고 결제까지 수행한다.

선반 아래에는 상품 중량 센서가 부착돼 있고, 마스크 등을 걸어서 보관하는 고리형 매대에도 센서가 부착돼 무게를 측정한다. 천장에는 AI카메라와 ‘라이다(LiDAR)’ 카메라가 부착돼 있는데, 각각 고객의 행동과 고객이 집는 상품을 인식한다.

‘한 번 테스트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안고 게이트를 통과해 매장 안에 들어서니 오른쪽 벽면에서 인공지능 ‘스파로스’가 고객을 맞이했다. 고객이 “스파로스”하고 부른 후 제품이 어디 있는지 물으면, 화면에 위치를 표시해주고 동시에 음성으로도 안내한다. 스파로스에게 가그린이 어디있느냐고 물으니, 매장 오른쪽 선반에 있다며 정확하게 알려준다. 화면에 위치까지 표시해 줘 헤매지 않고 상품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도 쇼핑은 이것저것 둘러보는 게 묘미인지라, 매장을 쭉 둘러보면서 몇 가지 상품을 골라봤다. ‘1+1(원플러스원)’ 등 행사 상품을 잘 인식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기 위해 1+1 행사 중인 커피 두 개를 먼저 집었다.

냉동고에는 아이스크림도 진열돼 있었는데, 공간에 제약이 있는 만큼 종류가 많지는 않았다. 또 기존 편의점은 아이스크림 냉동고에 상품을 깔아놓은 형태였다면, 이마트24 완전스마트매장은 잡아당기는 문 형태의 냉동고에 선반을 놓고 아이스크림콘을 하나하나 가지런히 꽂아둔 모습이었다. 무게를 하나씩 측정하기 위해서 이런 형태의 진열방식을 택했다는 관계자의 설명이 뒤따랐다.

이마트24 스마트 코엑스점 냉동고와 매대. 사진=김민지 기자

편의점에 방문했다면 빼놓을 수 없는 컵라면과 구매한 상품도 넣고 이렇게 가벼운 물건까지 정확히 잡아낼 수 있을까 궁금해져 종이봉투도 겸사겸사 챙겨서 출구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휴대폰을 확인하니 바로 결제가 진행되면서 전자영수증이 발급됐다. 구매한 상품 목록과 총 결제 금액 정보가 담겨 있었다.

이 매장에서는 담배나 주류 같은 만18세 미만이 구매할 수 없는 품목은 직원을 통해 구매해야 한다. 최근 편의점 업계가 무인 주류 자판기를 도입하면서 이마트24 완전스마트매장 또한 이를 구비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게이트 바깥의 오른쪽 공간에 주류와 담배가 따로 진열돼 있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현재 완전스마트매장은 근무자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아직 주류자판기는 도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와 신세계아이앤씨는 이후 추가 시스템 도입을 통해 오는 11월에는 ▲비정상 쇼핑 행위(입장, 구매 등) 식별 ▲응급상황·기물파손 등 매장 내 이상 상황 감지 ▲담배 등 성인 인증이 필요한 상품 판매 ▲지능형 IoT 기술을 활용한 원격 매장 관리 시스템 구축 등 보안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장욱 이마트24 대표이사는 “이마트24는 이번 매장을 비롯해 보다 진보된 매장을 구축함으로써 가맹점과 고객이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혁신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