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코스피 5거래일 연속 순매수···삼전·하이닉스 1조 ‘사자’“추세적 전환으로 보긴 일러···선물시장 자금 유입 확인 필요”
전문가들은 외국인 복귀를 반기면서도 본격적인 매수세로 전환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이슈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국내 증시도 3000~3300포인트선의 박스권 등락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5거래일간 코스피에서 2조1306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 5거래일 연속 순매수 흐름을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에서 3437억원 순매도하며, 다시 매도세로 전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대장주 삼성전자(순매수 7845억원)였다. 외국인이 닷새 연속 삼성전자를 사들인 것도 지난 6월 초(5월 31일~6월 4일·8988억원) 이후 3개월 만이다.
이외에도 외국인은 카카오뱅크(5392억원), 네이버(3460억원), SK하이닉스(2447억원), 카카오(2025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697억원) 등 대형주 위주로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반면, 성장주 내에서도 여러 악재로 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종목들은 대규모 순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최근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배터리 리콜 악재가 터진 LG화학과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 흥행에 실패한 엔씨소프트는 각각 3992억원, 1604억원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배경으로 ▲3분기에 매크로 불확실성 고조 이후 4분기 완화 기대감 ▲3분기 공격적인 저가 매수세 이후 4분기 약해질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압력 전망 등을 꼽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해 25조원 누적 순매도에 이어 올 들어서도 지난 2일 기준 28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다. 2020년 11~12월 대선 불확실성 해소 이후 3조7000억원을 순매수한 구간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순매도를 한 셈이다.
김세헌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외국인의 수급의 경우 환율, 대형주 실적 개선세, 패시브 자금 흐름에 의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면서 “올해 1월 이후 주가가 부진했던 대형주 주가 회복이 예상되고, 이로 인해 대형주에 대부분 묶여 있던 개인 자금도 차익실현 매물로 풀리면서 최근 주춤한 코스피의 거래대금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이 최근 순매수로 돌아서긴 했으나 전반적인 금액 규모를 비교하면 순매수 기조 전환으로 해석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반등 과정에서도 외국인 선물 누적 순매수는 1만계약 수준에 그치는 등 적극적인 매수세를 형성하지 않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추가적인 매수세 유입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외국인들의 향후 수급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첫 분기점은 오는 9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주가지수선물과 주가지수옵션, 개별주식선물과 개별주식옵션 등 4개 계약의 만기가 함께 도래해 일명 ‘네 마녀의 날’로 불리는 날이다. 통상 ‘네 마녀의 날’에는 평소보다 많은 매도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크고 지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8월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를 견인했던 외국인 순매도세는 정점을 지난 모습”이라면서도 “반면 선물시장을 통해서는 국내 비중 확대를 머뭇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귀환에 조금 더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선물시장을 통한 외국인 자금 유입 확인이 필요하다”며 “이는 오는 9일 동시만기일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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