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시작된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은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싼 피켓을 놓고 다투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후 진행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감 역시 대장동 공방만 이어졌다. 심지어 여야 의원들은 대장동 의혹과 전혀 관련 없는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철도공사 국감에서도 여지없이 대장동 의혹에만 질의 시간을 할애했다.
민간사업자의 막대한 특혜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다 대선후보가 된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여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야 간 신경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특히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만큼 여야가 서로 정치적 주장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치공방 속에서 정책질의는 사라진지 오래다. 몇몇 의원들이 정책질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대장동 개발사업 이슈에 가려졌다. 정부의 국정 운영을 점검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진행하는 국정감사가 정쟁의 장이 되니 국민들의 비난 역시 거세다.
국정감사 본래의 의미는 국회가 행정부가 한 일을 감시하고 감독하는 등 국정 전반에 관해 행하는 감사다. 그러나 대장동 국감으로 변질된 채 집값 안정, 전세난 등 산적한 민생현안은 뒷전이다. 더군다나 이번 국감은 현 정부의 마지막 국감인만큼 국정 운영의 총체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대장동 의혹이 터지기 전 국토위 국감의 주요 키워드는 ‘집값 안정’, ‘전세난’, ‘LH혁신안’, ‘건설현장 안전사고’ 등으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앞서 진행된 국감에서 민생 관련해 제대로 된 질의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국민이 보기에는 여야 모두 정책검증은 미루고 대장동 의혹에 관한 정치국감에만 시간을 허비하고 있으니 답답한 상황이다.
대장동 의혹 역시 진상규명이 필요하고 중요한 사안이지만 민생 현안을 모두 제쳐두고 집중해야할 일인지는 의문이 든다. 이전과 달리 국민들은 티비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국감을 본다. 누가 제대로 감사를 했는지, 제대로 된 역할을 했는지 말이다.
국감은 국회의 지적을 바탕으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다. 아직 21일에 열리는 종합감사가 남아있다. 종합감사에서 정치국감은 그만두고 산적한 문제들의 원인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는 측이 내년 3월에 좋은 결과를 가져갈 것이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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