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계대출 증가세 주춤···기업 대출 증가율은 ‘최대’

가계대출, 집단대출 취급 줄고 기타대출 감소

대기업·중소기업 모두 대출 증가세 확대

가계대출 막힌 은행, 기업 대출 태도 완화된 영향

사진=한국은행 제공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10월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전월 대비 줄어든 가운데 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기업 대출은 지난 6월부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1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은행 가계대출은 5조2000억원 증가해 전월 6조4000억원 보다 소폭 감소했다.

지난 5월 증가율이 마이너스 1조6000억원을 기록한 것을 빼면 올 들어 최소폭이다. 지난 5월엔 4월 공모주 청약 관련 대출이 크게 늘면서 대출 잔액으로 취급되고 청약 자금이 5월에 환불되면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10월 주택담보대출이 4조7000억원으로 5조6000억원보다 9000억원 줄었는데 이는 주택매매 및 전세거래 관련 자금 수요 지속에도 집단대출 취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은 5000억원 늘어 전월 8000억원보다 줄어들었다. 이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영향을 받았다.

박성진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신용대출(기타대출) 중심으로 몇 달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연말까지 정부 규제의 효과, 추가적인 금융권의 관리 강도가 어느정도 될지, 주택이나 주식 등 자산시장에서의 변동 등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이 줄어든 가운데 기업대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 10월중 은행 기업대출의 증가규모는 10조3000억원으로 전월 7조7000억원 보다 상당폭 확대됐다. 이는 2009년 6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 증가다. 기업대출 전체 증가액으로 보면 각각 8, 9, 10월이 같은 월 기준 최대치다. 지난해 10월 증가율은 9조2000억원 수준이었다.

대기업 대출이 지난달 3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한은은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과 은행들의 기업대출 확대 노력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 됐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달 7조4000억원이서 8조원으로 커졌다. 이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폭 증가로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가가치세 납부 및 시설자금 수요 영향이다.

박 차장은 “일부 모니터링 결과 전반적인 흐름은 아닐 수 있지만 일부 은행의 경우 기업 대출이 금융회사별로 가계대출 한도 목표 찼거나, 넘어선 경우 기업 대출 쪽 대출 태도를 완화하는 경향이 있어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