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병원에서 근무를 마치고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던 문 기사는 역에 도착한 전차의 문이 열리자마자 ‘쾅’하고 뒤로 쓰러진 80대 남성을 목격했다. 자신이 전철을 기다리던 자리 옆에서 발생한 일이었다.
어떻게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문 기사는 쓰러진 남성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우선 목을 받친 뒤 환자의 상태를 살폈다.
뒤로 쓰러지며 바닥에 뒤통수를 심하게 부딪친 남성은 이미 눈동자가 넘어간 상태로 숨도 쉬지 못하고 있었다. 문 기사는 망설임 없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동시에 주변인들에게 “119에 신고 해주세요”라고 외쳤다.
심폐소생술은 계속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성의 멎었던 숨이 트이는 것을 확인했을 때는 “병원에서 잠시나마 배워둔 심폐소생술을 실제로 사용하게 된 것에 내심 놀랐고 그 덕분에 환자도 ‘살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쓰러진 80대 남성은 호흡을 찾은 후에도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못하는 등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문 기사는 남성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찾아 가족에게 연락을 취했고 다시 119에 직접 신고해 정확한 현장 위치 등을 확인 시켜 주며 119의 빠른 도착을 유도했다. 현장에 도착한 119 대원에게 남성이 인계 되고 나서야 자리를 떠났다.
이 환자와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음날인 12월 30일 병원에 출근해 근무 중이던 문 기사는 문득 어제의 일이 생각났고 이대목동병원 관할인 영등포지역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를 조회한 결과, 자신이 구한 남성이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무사히 귀가한 것을 확인했다.
문 기사는 “병원 밖에서 심폐소생술로 제가 살린 환자가 우리병원에서 잘 치료를 받고 퇴원을 해 감사했다”며 “생명을 살리는 귀한 업무를 소중히 여기면서 환자이송과 안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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