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와 재대결 통해 이마트24 견제 목적”
지난해 양사는 이베이코리아를 두고 맞붙은 바 있다. 승자는 신세계. 이베이를 품고 이커머스 강자 반열에 올라섰다. 이번 인수전에서도 신세계가 승리할 시 이마트24는 롯데의 세븐일레븐을 바짝 뒤쫓게 된다. 상황에 따라 역전 또한 가능하다.
롯데는 매각전 참전으로 이 같은 시나리오를 견제하겠단 목적이다. 양사의 재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미니스톱 매각 본입찰에 롯데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앞선 예비입찰엔 참여하지 않았다. 이로써 미니스톱 매각전은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과 이마트24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앵커프라이빗에쿼티 간 3파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매각 대상은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다. 한국미니스톱은 일본 유통 기업 이온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매각가는 2000~3000억원 안팎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이달 중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니스톱은 지난 2018년 한차례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당시에도 롯데와 신세계가 인수전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온그룹 측이 후보군이 제시한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매각을 백지화했다.
롯데가 뒤늦게 매각전에 뛰어든 것을 두고 업계에선 또다시 신세계에 질 수 없단 위기의식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를 품은 신세계는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이를 계기로 신세계는 그룹 사업의 축을 본격적으로 온라인으로 전환할 것을 선언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피보팅을 화두로 제시했다. 디지털 피보팅은 오프라인 역량과 자산을 하나의 축으로, 또 다른 축인 디지털 기반의 미래사업을 준비하고 만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이베이코리아와 SSG닷컴을 통해 본격적인 온라인화를 진행하겠단 것이다.
반면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론칭 당시의 부족한 모습이 악영향을 끼쳤다. 롯데는 시스템 및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업계에서의 존재감은 여전히 미미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계가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하는 시나리오는 롯데의 입장에선 견제해야 할 대상이다.
2020년 말을 기준으로 미니스톱 매장 수는 2603개다. 업계 4위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점포 수는 8000여개로 늘어난다. 이 경우 3위 세븐일레븐(1만501개)과의 격차를 줄이게 된다. 여기에 올해 5000여개의 재계약 대상 점포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돼 결과에 따라 충분히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베이를 통해 이커머스 강자로 오른 것이 롯데의 입장에선 뼈 아팠을 것”이라며 “이마트24가 본입찰에 나선 것을 보고 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참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롯데가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할 시 이마트24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업계 1, 2위인 CU와 GS25를 뒤쫓으며 3강 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견제 목적을 위해 매각가를 올린 후 완주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본입찰 참여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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