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국 막무가내식 문화공정 유감"野 "국민 자존심 내려놨나" 맹 비난
전날 열린 개막식에서는 흰색 저고리에 분홍색 치마를 입은 여성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이라는 퍼포먼스를 펼칠 때였다. 지난해 베이징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에서도 한복과 상모돌리기가 등장하며 '동북공정'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동북공정이란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한 역사 왜곡 프로젝트를 말한다.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특히 야당은 주무 부처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복을 입고 개회식에 참석했던 점을 부각하며 "최소한의 국민 자존심도 내려놨나"라며 맹비난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인 이소영 의원은 SNS를 통해 "중국의 막무가내식 문화공정에 깊은 유감"이라고 썼다.
이 의원은 "걸핏하면 불거지는 중국의 동북공정, 문화공정은 매번 해소, 해결되지 못하며 지금껏 쌓여 왔다"며 "2030 청년들이 강한 반중 정서를 갖게 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며 "실리외교를 추구하는 것 못지 않게 우리 문화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노골적으로 문화공정을 벌이는 데에 침묵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야당은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주권국가에 대한 명백한 '문화침탈'이자, '함께하는 미래'라는 올림픽의 슬로건을 무색게 하는 무례한 행위"라며 "대체 대한민국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문화공정을 보란 듯이 펼쳐 보일 수 있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며 "중국은 이전부터 한복을 '한푸(漢服)'라 칭하며 자신들의 것이라 주장했고, 아리랑을 자신들의 국가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며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홍보영상에는 상모돌리기와 한복을 등장시켰으니, 어제의 장면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중국몽(夢)에 사로잡혀 중국의 동북공정과 문화침탈에 대해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못했고, 오히려 각종 외교 사안에서는 늘 저자세를 유지해왔다"며 "단호한 대응이 있었다면 어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 영상에 우리 문화를 훔쳐 소개했다고 지난해 국감에서 미리 경고를 했고, 분명 장관이 유의하겠다고 했다"라며 "박병석 국회의장, 황희 문체부 장관 직관하지 않았나. 최소한의 국민 자존심, 배알을 놓을 정도로 신나게 넋 놓는 개막식이었나"라며 비난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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