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주당 1만4900원 제안, 작년엔 1만1000원자사주·차등배당 등 고려, 최대 4100억원 추산사측 배당정책 '별도순이익 20~25%'보다 과격기존사업 강화·신사업 진출 대대적 투자 불가피지난해 시황 정점, 올해부터 실적 하락 우려 높아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 주주제안에서 올해 배당액으로 보통주 1주당 1만4900원, 우선주 1주당 1만4950원을 요구했다. 회사가 지난해 최대 영업실적을 달성한 만큼 과다한 현금과 단기간 내 유동화가 가능한 자산을 사내에 유보하기 보단, 적정한 규모의 배당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박 전 상무가 제안한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1만1000원, 우선주 1주당 1만1050원이었다. 올해는 이보다 각각 3900원씩 늘어났다. 금호석화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들이 소액주주보다 배당금을 5~10%를 적게 받는 차등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또 자사주는 배당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주주제안을 기준으로 추산한 배당액은 총 3010억원이었다,
박 전 상무가 배당액을 높여 부른 만큼, 올해 총 배당금 규모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날 기준 상장 보통주와 우선주는 3029만5844주, 302만3486주다. 여기서 자사주는 542만681주이고, 박찬구 회장과 박 전 상무 측 일가, 임원 등이 보유한 주식수는 총 764만123주다. 금호석화의 최근 5년간 보통주 기준 차등배당 내역을 살펴보면 ▲2016년 6.25% ▲2017년 10% ▲2018년 11% ▲2019년 10% ▲2020년 5%다.
이에 따라 차등배당 5%와 10%를 각각 대입해 계산해보면, 올해 배당금 규모는 최소 4045억원에서 최대 4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9737억원이다. 연결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달한다. 2020년 사업연도(2021년 배당) 기준 국내 상장사의 평균배당성향이 39.5%이고, 시가배당률이 2.4%였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제안으로 보여질 수 있다.
하지만 박 전 상무의 배당안은 금호석화가 앞서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책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금호석화는 향후 2~3년간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20~25% 를 배당성향으로 유지하는 주주환원책을 내놓은 바 있다. 금호석화의 명확한 별도기준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별도기준 매출은 5조5013억원으로 나타났다. 연결 매출 8조4618억원의 65% 수준에 불과한 만큼, 당기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금호석화의 별도 당기순이익은 1조원대 안팎이다. 사측 배당성향에 따라 배당 가능한 총 금액은 2000억~2500억원이다. 일반주주들은 최소 7000원, 최대 9000원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배당 주당 4200원, 4250원에서 1.5~2배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만약 박 전 상무 측 요구가 수용된다면, 배당성향은 40%를 훌쩍 웃돌게 된다.
박 회장은 일찍부터 내실경영을 강조하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쌓아올 수 있었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9%에 불과하고, 이익잉여금도 4조2644억원에 달한다.
금호석화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기반으로 주력사업 강화와 신사업 진출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핵심 원료인 NB라텍스의 경우 의료용 장갑뿐 아니라 산업용 장갑과 경량화 등을 추진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활동이 대표적이다. 신사업 분야는 전기차 핵심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와 고부가가치 합성수지인 EP 등이 있다. 이를 위해선 기존 공장 증설이나 연구인력 충원 등 대대적인 투자가 동반돼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석화의 주력사업 시황이 지난해 정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현금 확보가 중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며 "당장 올해부터 공급과잉 등 주력사업 약세로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인 대비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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