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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OCI 자사주 스왑···박철완 가처분 소송 '타격' 無

금호석유화학-OCI 자사주 스왑···박철완 가처분 소송 '타격' 無

등록 2022.02.16 15:26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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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상무, 자사주 맞교환 '경영권 방어용' 주장낮은 설득력, OCI의 금호석화 지분율 0.56% 불과전략적인 협력 구축···합리적 적정선 내 주식 처분'우군' 목적이라면 더 많은 주식 매입 요구했을 듯 고고챌린지 등 신뢰관계 지속···주가 영향도 미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을 1년 만에 재점화한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금호석화와 OCI가 지난해 말 체결한 자사주 스왑(교환)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이뤄진 만큼, 의결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박 전 상무의 이번 소송이 다소 무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OCI가 확보한 금호석화 주식은 1%에도 못 미친다. 또 합작법인 설립과 향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라는 명분이 꽤나 높은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16일 재계와 화학업계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OCI가 취득한 금호석화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자사주 스왑의 '진짜 목적'이다. 박 전 상무 측은 현 경영진의 '경영권 강화'가 의도인 만큼, OCI가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은 법률상 효력을 가지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자사주는 그 자체만으로는 의결권과 배당 권한을 가지지 못한다.

박 전 상무 측은 금호석화의 경영권 분쟁이 지난해 공식화됐고 올해도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단순한 사업적 협력관계 구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기적으로 봐도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주주를 확정하는 작년 12월31일보다 약 보름 앞서 자사주 교환이 이뤄진 점을 지적했다.

앞서 금호석화와 OCI는 작년 12월15일 약 315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상호교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금호석화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과 OCI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SB가 체결한 ECH(에피클로로히드린) 합작법인 설립에 따른 것이다.

양 사가 50 대 50 지분으로 설립하는 합작법인에는 총 2000억원이 투자된다. 에폭시 수지 원료 중 하나인 ECH는 전기차나 풍력발전용 소재로 활용된다. 특히 천연소금과 바이오 디젤 부산물인 글리세린을 사용하는 친환경 바이오 소재이면서, 공정 중 발생하는 공정수는 리사이클하는 무폐수 공정을 채택한다.

하지만 박 전 상무의 주장은 시장의 동의를 얻기에는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전략적 제휴 관계인 기업들이 서로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닐 뿐더러, OCI의 금호석화 지분율이 현저히 낮다는 이유에서다.

주식 스왑으로 금호석화는 OCI의 지분 1.25%를, OCI는 금호석화 지분 0.56%를 확보했다. 양 사 협력 이전 자사주 비율은 금호석화가 18.36%(559만2528주), OCI가 1.25%(29만8900주)다. 양 사가 합리적으로 자사주를 교환할 수 있는 적정선을 지킨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주식 스왑의 목적이 경영권 방어라면, 금호석화는 최대한 많은 자사주의 의결권이 되살아나는 방안을 마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OCI와 설립한 합작법인 비율을 50%보다 높게 가져가는 식으로, OCI에 더 많은 자사주 취득을 요구했을 수 있다. 지난 3분기 말 연결기준 OCI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500억원이 넘는 만큼, 추가 매수 여력은 충분하다.

확실한 제3자를 끌여들이는 방법도 있다. 상법 369조 3항에 따라 타 기업이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지분율이 10%를 넘기면 안된다. 금호석화가 9%대의 자사주를 주요 고객사 등 우호세력에 처분한다면, 박 전 상무 측과의 지분율 격차는 13%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지게 된다.

금호석화와 OCI가 자사주를 맞교환한 일차적인 목적을 '전략적 협력'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군 확보는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는 결과라는 것이다. 양 사가 ECH 합작투자 외에도 기타 연관산업과 바이오, 태양광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적 제휴를 강화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운 점도 힘을 싣고 있다.

금호석화와 OCI는 박 전 상무의 문제제기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김택중 OC 사장은 지난 14일 환경부 주관의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캠페인인 '고고챌린지'에 참여한 이후 다음 주자로 신우성 금호피앤비화학 사장을 추천하며 신뢰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비하다는 점도 박 전 상무 측 공격이 '분쟁 재료'가 되지 못한다는 요지로 해석된다. 박 전 상무가 주주제안을 공식화한 지난 9일 금호석화 주가는 전날 대비 10% 넘게 상승한 장중 최고 16만75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15만원 중반대를 오가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작년 2월 주가가 27만원대를 웃돌았다는 점과 대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주총 이후 지분율 변동이 없던 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법원이 판단하겠지만, 금호석화와 OCI의 자사주 교환에 문제가 있을 여지는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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