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4개월 연속 줄었다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

기타 대출 중심으로 큰 폭 감소

기업 대출 증가 '풍선 효과'

그래픽=박혜수 기자

3월 은행 가계대출이 전달 대비 1조원 넘게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은행권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면서 기업 대출이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3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3월말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원으로 전월대비 1조원 감소했다. 올해 들어 1월 5000억원, 2월 2000억원 감소했다가 3월엔 1조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통계속보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감소는 처음이다.

이는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전달 2조원에서 3월 3조1000억원으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가계 대출 전체를 끌어내렸다. 이는 2004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 감소로 정부와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가 지속되고 대출금리가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는 주택매매거래 둔화에도 전세 및 집단 대출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되면서 증가규모가 2조1000원으로 소폭 확대됐다.

황영웅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은행들이 3월 들어 가산금리 인하하는 등 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실제 대출 증가로 이어지는지는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연장과 시설자금 수요 등 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이 맞물리면서 증가규모가 8조60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2009년 6월 이후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대기업대출은 9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운전자금대출은 감소했지만 시설자금 수요가 늘면서 소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대출은 7조7000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연장된 가운데 시설자금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진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