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올해 글로벌 AI 사업화에 투자 계획 밝혀2011년부터 AI투자 '선두주자'···AI 인력만 200명최고연구책임자 신설, 이제희 서울대 교수 영입AI 전투, 메타휴먼 등 게임 접목에 AI기반 금융업까지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자사의)현금 보유액이 지난해부터 2조원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글로벌, 비게임, AI 등 오랫동안 축적한 기술을 상업화하는 측면으로 투자를 많이 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M&A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2560억)'과 '단기금융상품(4204억)', 그리고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투자 자산인 '단기투자자산(1조3851억) 등 총 2조615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2조1187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시 주주총회에서도 엔씨소프트의 현금성 자산이 2조원이 넘는데 적극적인 투자나 M&A를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질타에 엔씨소프트 또한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혔으며, 올해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부터 일찍이 AI 연구개발 조직을 구성해 10년 이상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다. 게임업계에선 선두주자로 분류되며 현재 AI 관련 전문 개발인력만 200여명에 달한다.
지난 6일 엔씨소프트는 CRO(최고연구책임자) 직책을 신설하고 이제희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부사장으로 신규 영입했다. AI, 디지털 휴먼 등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R&D) 분야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려 중장기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의도다.
이 부사장은 컴퓨터 그래픽스 및 애니메이션 분야 석학이다. 최근에는 딥러닝과 강화학습 등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인체의 전신 운동계를 구현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엔씨소프트가 AI 분야에 힘을 싣는 이유로는 자사가 개발중인 게임에 AI를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 하기 위함이 손꼽힌다. 이와 함께 AI 기술은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 내에 메타휴먼 개발 대응도 가능하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GDC 2022에 참가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 적용한 AI 강화학습 모델을 발표했다. AI 강화학습 모델은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 실제로 도입한 콘텐츠다. 강화학습 AI로 수십명 단위의 AI가 상황에 맞게 지능적인 전투를 벌이는 세계 최초 사례다. 향후에는 강화 AI와 유저가 협업하는 콘텐츠로 확대될 전망이다.
메타휴먼 분야에서도 AI 딥러닝 기술이 활용된다. 보다 사실적인 가상인간을 만들기 위함이다. 현재 카카오, 네이버 등 IT기업은 물론 국내 다양한 게임사들이 메타휴먼 개발을 위해 AI 딥러닝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AI와 사람 간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해진다. 이는 게임 내 NPC와의 사실적인 대화에도 접목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4일 고려대학교 임희석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구축한 AI 대화 데이터 '포커스 데이터셋(FoCus Dataset, For Customized conversation dataset)'을 공개했다. 포커스 데이터셋을 적용한 AI는 대화하고 있는 사용자의 경험, 선호, 소유, 흥미 등을 파악하고 위키피디아에서 이야기 주제에 대한 최신 지식을 실시간으로 습득해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게임 외적으로도 AI 기술을 활용하거나 투자하는 케이스가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2020년 10월 KB증권과 디셈버앤컴퍼니에 각각 300억원씩 출자해 AI 간편투자 증권사 진출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디셈버앤컴퍼니가 운영하고 있는 간편투자 앱 핀트에 엔씨소프트의 AI 원천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AI 간편투자 증권사는 자산운용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실행하고, 자산관리 자문은 AI PB(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 자산관리에 대한 조언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제공하는 방식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AI 분야에서 이미 R&D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투자해오고 있다"며 "올해는 보유한 자산을 통해 M&A와 제휴 등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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