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총리·대통령비서실장 후보 기재부 출신'실세 부총리' 환영···최경환 전 부총리 시절 기대'공룡부처' 파워 더욱 비대해 질 것이라는 우려도
우선 윤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명되자 기재부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물경제와 금융정책까지 두루 경험한 기재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데다, 재선의 현역 의원으로서 정치적 역량도 갖춰 실세 부총리로 파워를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추 후보자는 행정고시 25회로 옛 경제기획원(EPB)에서 공직을 시작해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등을 거쳤다. 기재부 1차관과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뒤 20·21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인의 길을 걷다가 기재부로 복귀하게 됐다. 추 후보자는 인수위 출범과 함께 핵심 보직인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으면서 일찌감치 차기 정부 경제부총리 후보로 거론됐다.
윤 당선인이 지명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기재부 출신이다. 김대중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고 노무현정부 당시 재정경재부 장관(2005년 3월~2006년 7월)을 역임했다. 이명박정부 때는 주미 대사, 박근혜정부 때는 무역협회장으로 활약했다.
비서실장으로 내정한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기재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기획예산처 출신 경제관료다. 기획예산처에서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재정운용기획관, 예산실장 등을 지낸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통계청장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거쳐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과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김 내정자와 한 후보자, 추 후보자는 모두 기재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EPB),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출신 인사들인 것이다. 김 내정자는 예산 업무를 주로 했고 한 후보자는 통상 업무 경험이 많다. 추 후보자는 금융·경제정책에 정통하다. 행시 기수는 한 후보자가 8회, 김 내정자가 22회, 추 후보자가 25회다.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역시 기재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최 전 차관은 행시 29회로 공직에 들어선 뒤 1990년대 중순 재정경제원 시절부터 추 후보자와 경제정책국에서 함께 일했다. 추 후보자가 기재부 1차관일 때 최 전 차관이 경제정책국장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한 후보자가 부총리일 때 최 전 차관은 재경부 증권제도과장으로 일했다.
윤 당선인은 비서실장 인선 과정에서 총리를 비롯한 내각 후보자들과 '경제 원팀'을 꾸릴 수 있는 경제통을 찾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안팎의 위기 속에서 정권 초기 국정운영의 무게중심을 경제활성화에 두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현 정부에서 기재부는 굵직한 재정·세제 정책 조율과정에서 정치권 목소리에 밀려왔고, '기재부 패싱' 논란에 번번히 휩싸였다.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놓고 홍 부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은 표면적으론 대주주 양도세 과세 확대 보류에 따른 책임 차원이라지만 기재부 패싱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결국 터진 것이라는 해석이 컸다.
현재 기재부 안팎에선 과거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시절이 재연될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행정·입법 경험을 다 갖춘 실세 부총리여서 당시 기재부가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정책 주도권을 쥐었다는 평가가 많다. 기재부의 인사 적체 문제를 힘 있는 장관이 해소해 줄 수 있단 기대도 나온다.
다만 기재부가 이미 공룡 부처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권한이 큰 조직인데 이번 인선으로 파워가 더 비대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타 부처의 정책을 사실상 기재부가 좌우하는 독주 시스템이 공고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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