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만에 ASML 경영진 만나 EUV 수급 방안 논의삼성-ASML 파트너십···"이재용 글로벌 네트워크 진가 발휘"imec 방문서 미래전략사업 신기술 확보 의지 드러내
이 부회장은 반도체 장비 제조사인 ASML 경영진과 미래 반도체 트렌드와 중장기 사업전략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또 벨기에 반도체연구소 imec(Interuniversity Microelectronics Centre)를 방문한 자리에선 반도체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 방향 등을 살펴봤다.
◇이재용, EUV 확보전 직접 챙겨 = 이재용 부회장은 14~15일(현지시간) 이틀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했고,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연구소 imec를 찾았다.
이 부회장의 ASML 본사 방문은 2020년 10월에 이어 20개월 만에 이뤄졌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선 차세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평택사업장 증설 투자 등을 통해 EUV 장비가 더 필요해졌고, 이 부회장은 ASML 경영진을 만나 원활한 수급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EUV 장비 확보에 직접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ASML 장비 확보에 숨통이 틔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선 안정적인 EUV 장비 수급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 부회장이 직접 EUV 확보전에 뛰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에 회로를 새기는 기술을 활용한 EUV 장비는 최첨단 고성능·고용량·저전력 반도체 생산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 요소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화성·평택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EUV 기술을 적용해 파운드리 고객사 제품과 고성능 D램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ASML과 파트너십을 공고히 함으로써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진가가 발휘됐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과 ASML 경영진은 한국과 네덜란드에서 수시로 만나 기술 로드맵과 중장기 사업 계획 등을 공유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세화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0년대부터 ▲반도체 제조 공정 ▲장비 개발 분야에서 ASML과 협력해 왔다. 2012년에는 ASML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도 했다.
◇imec 방문 왜? = 네덜란드 일정을 마친 이 부회장은 다음날 벨기에로 건너가 유럽 최대 종합반도체연구소 imec를 찾았다. 이 곳에선 루크 반 덴 호브 CEO와 미팅을 갖고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imec에서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인공지능 ▲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 과제를 소개 받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봤다.
이 부회장의 imec 방문은 미래 전략사업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은 지난 5월 '삼성의 미래 준비'계획을 발표하고, 반도체 분야를 비롯해 바이오, 신성장 IT(인공지능 및 차세대 통신)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mec는 반도체 설계, 공정기술, 소재, 장비 등 반도체 분야 외에도 인공지능, 생명과학, 미래에너지까지 다양한 첨단 분야의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삼성의 미래 전략 사업분야와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평가다.
imec는 나노 기술과 디지털 기술을 위한 연구개발 허브로 불린다. 현재 95개국에서 모인 4500여명의 연구인력이 국가를 초월한 다국적 연구를 수행하며 3~10년 뒤 상용화될 미래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ASML과 imec을 연이어 찾은 것은 삼성이 차세대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미래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는 또 하나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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