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고기값 잡아야 하나"···버거업계, 물가 안정 기조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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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값 잡아야 하나"···버거업계, 물가 안정 기조 '역행'

등록 2026.03.03 15:31

김다혜

  기자

치솟는 패티 원가, 빵값 하락 무색설탕·밀가루 인하 효과, 버거엔 미미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제분·제빵업계가 가격로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버거 프랜차이즈는 오히려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며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버거의 핵심 원재료인 육류와 물류비, 인건비 부담이 여전히 높아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최근 40여 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2%대 올렸다. 주요 버거와 세트 메뉴는 100~300원 인상됐으며 일부 치킨 메뉴와 사이드 메뉴도 포함됐다. 버거킹은 전체 49종 메뉴 가운데 28종을 100~200원 조정했고, 대표 메뉴 와퍼는 7200원에서 7400원으로, 와퍼 주니어는 48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랐다. 한국맥도날드도 20여 개 메뉴 가격을 평균 2%대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버거는 패티와 치킨류 등 육류가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밀가루 가격 하락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원재료·인건비 상승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의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제빵 프랜차이즈는 밀가루와 설탕 가격 인하를 반영해 일부 품목 가격을 내렸다. 원재료 비중이 높아 공급가 인하가 곧바로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작용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조사 이후 제당·제분업계가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약 5% 인하한 것도 가격 인하에 힘을 실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설탕값 인하 효과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정책적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버거 업계는 육류 중심 구조 때문에 가격 인하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버거는 육류 비중이 커 빵값 하락만으로는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버거 업계 가격 인상은 긴장 관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향후 설탕부담금 등 정책 변수와 육류 가격 동향이 버거 제품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빵값은 내려도 패티값 때문에 버거값은 오른다'는 구조가 이어지며 체감 물가 안정 효과와 거리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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