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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6번째 FDA 승인 신약 나왔다···날개 다는 K-제약바이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6번째 FDA 승인 신약 나왔다···날개 다는 K-제약바이오

등록 2022.09.13 15:59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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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항암신약 '롤론티스', 우여곡절 끝에 美 허가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이후 3년만···"한국 R&D 역량 입증한 것" 자체 플랫폼 '랩스커버리' 적용, 국내 공장서 생산까지

6번째 FDA 승인 신약 나왔다···날개 다는 K-제약바이오 기사의 사진

한미약품의 바이오신약이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기대감이 불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 신약 '롤론티스'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 승인을 받았다. 한미약품이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한지 10년 만이다. 지난 2019년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승인 이후 3년만에 시판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이며, 한국 제약업계 전체로는 6번째 FDA 허가 사례다.

롤론티스는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는 암 환자에서 발생하는 중증호중구감소증의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쓰인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33번째 신약으로 허가받아 국내 각 병원의 코드인 절차를 거쳐 작년 4분기부터 처방되고 있다.

롤론티스는 여러 방면에서 '최초' 타이틀을 가져 업계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우선 롤론티스는 회사의 첫 번째 글로벌 신약이자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시판허가까지 받은 첫 제품이다. 항암 분야 신약으로도 국내 최초 사례다. 이는 국내 연구개발(R&D) 능력이 입증된 것은 물론 투자한 만큼 성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씩 R&D에 투자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R&D 비용으로 매출액 대비 12.5%인 396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15.1% 증가한 금액이다. 전분기에는 372억원을 투자했다. 회사가 최근 10여년간 신약개발 연구 및 생산시설 등에 투자한 금액은 약 2조7422억원에 달한다.

물론 미국 시장 진출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회사는 지난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한 이후 2018년부터 FDA 허가에 도전했으나 추가 자료 보완이 필요해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이듬해 재도전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생산시설 실사가 지연됐고, 결국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보완요구서를 받아 허가 획득에 실패했다. 이에 회사는 올 초 허가 심사를 다시 신청했고 지난 4월부터 공식 심사 절차에 돌입, 지난 6월 FDA의 평택 바이오플랜트 실사를 마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국내 제약사들은 복제약 생산에 멈춰있었다.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여력도 되지 않아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을 주로 했는데, 2019년 SK바이오팜이 자력으로 미국 문턱을 넘으면서 '쉽진 않지만 국내 제약사도 할 수 있구나'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한미약품의 롤론티스가 미국 허들을 넘은 것은 (국내 제약사도 R&D 능력을 입증할 수 있다는 분위기에) 방점을 찍은 거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생산이 이뤄진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롤론티스는 FDA 실사를 통과한 국내 공장(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해 미국 허가를 받아 시장으로 진출하는 한국 최초의 바이오신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력으로 미국 시장을 뚫은 국산 신약은 '엑스코프리'가 최초였지만 생산공장은 없다. 한국에서 생산공장을 갖추고 임상약을 만들어 허가까지 뚫은 것은 롤론티스가 최초"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FDA 인허가시 유효성과 안전성은 물론 품질적인 부분도 따지는데, 국내 기업이 균등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 롤론티스는 국산 항암신약임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업계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미국 호중구감소증 규모는 연 3조원에 달한다. 기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은 암젠의 '뉴라스타'이고, 나머지는 해당 제품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차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뉴라스타보다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회사는 체내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약물 전달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약효 지속기간을 3주로 늘려 주 1회 투여토록 개발했다. 한미약품이 보유한 후보물질 30개 중 10여개에 이 기술이 적용됐다.

이와 함께 미국 바이오업체인 스펙트럼을 통해 현지 영업·마케팅 영향력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양사는 성공적 미국 시장 런칭을 위한 준비를 이미 시작했으며, '롤론티스'의 미국 제품명은 'ROLVEDON(롤베돈)'으로 확정했다. 아울러 미국 전역으로 확대한 영업 네트워크를 토대로 연내 최대한 신속히 미국 시장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롤론티스의 미국 현지 영업과 판매 권리는 스펙트럼이 갖지만, 한미약품은 단계에 따른 상업화 기술료(마일스톤), 경상 기술료(로열티) 등을 받는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교류협력팀장은 "국내 전통제약사 및 바이오사의 바이오의약품 FDA 승인은 6번째이지만 항암분야에서 첫 번째 승인이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특히 롤론티스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되기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현재 시장 1위를 하고 있는 약보다 약효 지속기간이나 편의성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롤론티스의 FDA 허가 자체는 약 4~5년이 걸렸다. 자진취하, 자료 보완, 재신청을 겪고 코로나라는 팬데믹 속에서 허가신청 절차가 지연되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버스터 항암제 신약이, 그리고 독자적인 약물전달 기술인 랩스커버리을 적용해 국내 제조‧생산을 할 바이오신약이 우리 옆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실은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국내 기업들에게 용기가 되는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임상시험과 인허가 실사 등이 여의치 않았던 상황에서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바이오신약이 FDA의 허가를 받은 것은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은 국내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지난 2019년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의 허가 이후 3년만이어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FDA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임상 1상부터 신약 승인까지 성공률은 7.9%에 그친다. 그러나 신약개발에 성공하면 막대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지속적인 R&D 투자가 매출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이 나타난다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R&D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며 "특히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플랫폼 랩스커버리를 활용한 신약인 만큼, 플랫폼 기술에서 파생되는 다른 신약의 선진국 시장 허가도 기대할만하다"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오는 11월 'HER2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의 승인 결정도 예정돼 있다. 포지오티닙은 지난 2015년 스펙트럼에 기술이전 됐다. 포지오티닙까지 모두 허가를 받는다면 FDA 승인을 받은 국산 신약은 총 7개로 늘어난다.

현재까지 FDA 승인을 받은 국산 신약은 LG화학(전 LG생명과학)의 항생제 신약 '팩티브', 동아에스티(ST)의 항생제 신약 '시벡스트로', SK케미칼의 혈우병 치료신약 '앱스틸라',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신약 '수노시'와 뇌전증 치료신약 '엑스코프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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