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기본적으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부과돼야 한다는 원칙과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시장 환경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시행을 2년 유예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최근 여러 시장 상황을 보면 굉장히 변동성이 큰데, 이럴 때 주식시장과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를 변화하는 건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세법은 상장 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규모(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이상인 경우를 '대주주'로 분류하고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20%의 세금(과세표준 3억원 초과는 25%)을 매긴다.
나머지 대다수 투자자는 주식 양도세를 내지 않고 증권거래세만 부담한다.
정부는 이후 내년부터 대주주 여부에 상관없이 5000만원이 넘는 주식 투자 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세법 개정을 통해 이를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 기간 주식 양도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은 현재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고, 대주주 판정 기준도 기타 주주 합산과세에서 본인 인별 과세로 전환하기로 했다.
혼자 100억원어치 이상 주식을 보유한 대형 투자자만 주식 양도세를 납부하도록 세금 부담을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증권거래세의 경우 현재 0.23%에서 내년 0.20%로 우선 낮추고,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에 맞춰 2025년부터 0.15%까지 내리기로 했다.
다만 주식 양도세나 금융투자소득세를 납부하는 투자자가 극소수에 그친다는 점에서 과세 유예는 곧 '부자 감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은 "지난해 국내 5대 증권사 고객의 실현 손익 금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5000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0.8%에 불과했다"며 "정부가 금융투자소득 상위 1%를 위한 대책을 쏟아내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주식 양도세를 납부한 대주주 역시 전체 개인 투자자의 0.1% 수준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상장 주식 양도소득세 납부 현황'에 따르면 2020년 주식 양도세를 신고한 투자자는 604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말 기준 개인 투자자(914만명)의 0.07%에 불과하다.
1인당 평균 양도 차익은 12억547만원, 1인당 납부 세액은 2억5579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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