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 기준 5대 저축은행 뿐 아니라지주계열 저축은행 역시 수익성 악화금리 인상기 수신금리 경쟁으로 비용 증가
2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각 저축은행 3분기 실적을 보면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 등의 순익이 모두 감소했다.
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SBI저축은행의 경우 3분기 순익이 7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나 줄었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15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46%나 급감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237억원을 거둬들였다. OK저축은행은 494억원으로 전년 동기 3% 하락에 그쳤다.
그동안 큰 폭의 실적 성장세를 보여준 지주계열의 저축은행 몇 곳도 악화된 성적표를 받았다. 지주계열 저축은행인 KB·NH·신한·하나·우리금융 저축은행의 합산 순이익은 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순이익은 1억원으로 같은 기간 95% 떨어졌다. KB저축은행 역시 85% 감소한 14억원을 기록했고 하나저축은행도 36% 떨어진 44억원에 그쳤다. 다만 NH저축은행과 신한저축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04% 증가한 58억원, 1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수신금리 경쟁에 불이 붙은데다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의 비중 확대,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여러 요인이 합쳐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신금리가 빠르게 인상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저축은행은 수신으로만 자금을 조달하는데 시중은행, 인터넷은행 등과 수신 금리 인상 러시에 나서면서 저축은행의 수신금리도 빠르게 상승했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 예금 평균 금리는 연 5.52%이다. 지난해 2.34%와 비교했을 때 1년 사이 약 2배나 뛰었다.
이 영향으로 SBI저축은행의 3분기 이자비용은 957억원으로 전년 동기 476억원에서 훌쩍 뛰었다.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 웰컴저축은행도 각각 763억원, 466억원, 400억원으로 지난해 402억원, 236억원, 227억원에서 모두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법정 최고금리 인하 되는 등 수익의 핵심인 예대금리차가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융규제 상황도 저축은행업계를 옥죄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이어지고 있고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대출영업의 폭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지주계열 저축은행의 경우 은행과의 연계영업을 할 수 있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이런 업황까지 거스르지는 못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0.50%포인트에 올린데 이어 11월에도 0.25%포인트 올리면서 수신금리 인상 분위기가 쉽사리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이자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에서 은행권 등에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지만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라 수신금리 인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가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라면서 "내년엔 이보다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져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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