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애플카 출시 연기"···LG전자 주가 '뚝'생산능력 없는 애플, 車 업계 폭스콘 고심LG와 합작법인 세운 마그나 "유일한 업체"껍데기 빼고 다 만드는 LG, "최적의 파트너"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은 애플의 하청 업체로 전락했으나 자동차 산업은 모델과 부품조합이 수백만 개 달한다. 이에 애플이 아이폰 생산 모델을 그대로 따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애플카 생산 파트너로서 'LG-마그나'가 최적의 후보라고 평가하며 LG가 애플카 제작을 하더라도 폭스콘과 같은 기업으로 추락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다.
◇또다시 애플 쇼크···이번엔 LG전자 =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9만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6일과 비교해 6900원 줄어든 것으로 낙폭은 올해 1월10일(-7500원) 이후 330여일 만에 가장 컸다. 같은 기간 개인들은 480억원 가량을 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들이 각각 311억원, 182억원 가량을 매도해 주가를 끌어 내렸다.
주가 하락의 원인은 애플에서 비롯됐다. 7일 로이터 및 외신 등은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일을 2026년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당초 2024년이나 2025년 출시가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이를 연기한 셈이다. 로이터는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알려진 회사의 자동화 노력은 처음 차량 설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일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애플카 출시 연기설(說)이 LG전자에 영향을 미친 이유는 애플과 LG의 '애플카 동맹'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또 작년 초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최고경영자(CEO)는 "마그나는 애플을 위한 차량 제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그나는 LG전자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한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다.
LG는 애플에 디스플레이·카메라 부품을 공급 중이고 애플TV 구독서비스 제공 및 LG 매장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는 등 애플과 밀월 관계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LG전자뿐만 아니라 LG 계열사가 애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애플이 아이폰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LG이노텍 주가가 나흘간 20% 이상 떨어진 게 대표적이다.
◇완성차 빼고 다 만드는 LG, 파트너로 '합격'=애플은 애플카 생산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전하진 않았으나 오래전부터 모빌리티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미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전기자율주행차 개발에 공들이고 있고 람보르기니, BMW, 포드, 테슬라, 메르세데스 벤츠 등 전 세계 완성차업계에서 인력들을 충원하고 있다.
애플은 자동차 생산능력이 없어 애플카도 IT 기기를 만들 듯 협력업체를 통해 생산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완성차업계의 '폭스콘'과 유사한 기업을 찾아야 하는 셈인데 업계에선 마그나를 애플의 선택지로 분류한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마그나는 완성차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능력을 보유한 유일한 전장부품 업체"라고 소개한 바 있다.
따라서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세운 LG전자는 애플카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이 쏠려 있다. 현재 LG전자는 마그나와의 협업뿐만 아니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조명시스템까지 삼각편대를 구축해 전장(VS)사업을 키우는 중이다. 올해 VS사업부의 예상 수주액은 당초 전망보다 15조원 많은 80조원까지 예상되고 있어 고객사들의 반응도 뜨겁다.
주요 계열사도 호재를 기대해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원통형 배터리를,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공급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모터센서, 레이더, DC-DC 컨버터 공급이 가능하다. 레이더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와 자율주행 구현에 필요하며 DC-DC 컨버터는 배터리에서 나온 고압 전력을 사용 가능한 저압 직류로 바꿔주는 부품을 뜻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마그나는 자동차를 위탁 생산한 경험도 있는 세계적인 부품 회사"라며 "LG도 완성차만 생산하지 않을 뿐 차량용 부품 생산 능력을 보유한 기업이라 LG-마그나가 애플카의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과 폭스콘은 노예계약 수준인데 이는 폭스콘의 브랜드 가치가 없기 때문"이라며 "LG는 폭스콘과 달라 이윤 없는 계약을 맺을 이유가 없어 폭스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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