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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CJ제일제당, '쿠팡' 없어도 괜찮아···'네이버' 있으니까

유통·바이오 채널

CJ제일제당, '쿠팡' 없어도 괜찮아···'네이버' 있으니까

등록 2023.03.13 16:29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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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네이버쇼핑 도착보장 전문관 입점쿠팡과 납품가 이견 발주 중단···새 판로 떠올라제조사가 판매가 결정···"제판 전쟁 새 막 올라"

그래픽=배서은 기자그래픽=배서은 기자

CJ제일제당이 네이버에서 제대로 '햇반'을 판다. 이른바 '제판(제조사·판매사) 전쟁'을 벌이던 쿠팡과의 협상이 장기화하자 새 판로로 네이버를 선택한 것. 특히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응하기 위한 네이버쇼핑의 신규 서비스인 '도착보장'에 CJ제일제당이 전문관까지 차리며 힘을 싣고 나서자 쿠팡을 대체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도착보장' 서비스가 소비자직접거래(D2C)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네이버 쇼핑이 운영하는 도착보장은 네이버의 물류 데이터 플랫폼과 제휴 풀필먼트사를 연동해 소비자에게 높은 정확도의 도착일을 보장해주는 서비스다. '내일 도착' 서비스의 경우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익일 배송해주는 것으로 쿠팡의 '로켓배송'과 형태가 똑같다.

특히 쿠팡과의 납품가 협상 결렬로 발주가 중단되며 온라인 판매채널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CJ제일제당이 도착보장 전문관에 입점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7일부터는 도착보장 마케팅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과 비비고, 고메도와 같은 주요 제품을 최대 55%까지 할인해주고, 네이버는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해주는 식이다.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캠페인 진행 이후 10일간 CJ제일제당 전문관의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370% 이상 늘었다. 무엇보다 다른 이커머스에서도 CJ제일제당의 제품을 구매할 순 있으나 쿠팡 로켓배송과 같이 빠른 배송이 이뤄지진 않았던 점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박스 단위로 판매하는 햇반의 경우 도착보장 전문관에서 실시간 판매 순위 3위권 내 올라있으며, 구매 시 표기되는 도착보장일에 대한 준수율도 99%에 달해 고객 만족도 역시 높다.

네이버 도착보장 전문관에 CJ제일제당이 입점했다. 사진=네이버 쇼핑네이버 도착보장 전문관에 CJ제일제당이 입점했다. 사진=네이버 쇼핑

CJ제일제당과 쿠팡은 지난해 11월 납품가를 두고 이견을 보이다 사이가 틀어졌다. 이후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초 CJ제일제당이 온라인 판로 유지를 위해 한걸음 뒤로 물러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네이버 도착보장'이란 새 판로가 확보된 만큼 쿠팡과의 협상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는 네이버 도착보장으로 CJ제일제당과 같은 제조사들이 배송 서비스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커머스에서 유일하게 빠른 배송을 제공했던 쿠팡의 대체지가 마련된 셈이란 평가다.

특히 직매입을 하는 쿠팡의 경우 가격 결정의 주도권을 쿠팡이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나, 네이버 도착보장의 경우 제조사가 브랜드관을 운영하며 가격을 결정할 수 있어 향후 제조사들이 네이버를 더 선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앞서 같은 문제로 쿠팡과 분쟁을 겪은 LG생활건강도 네이버에서 브랜드관을 운영 중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가 초기 단계를 지나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쿠팡의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는 만큼 제조사들 입장에선 쿠팡과의 협상에서도 지금보단 주도권을 갖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네이버 관계자는 "다양한 제조사들과 도착보장 활용에 대해 논의 중으로 향후 서비스를 이용하는 브랜드들이 더욱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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