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장 스팩주, 공모가 수준 정체대외 금융 리스크 확대에 투심 급랭증권가 "스팩 투자 절대 유의 필요"
일각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 국내 증시의 투자 심리를 억누르는 대외 이슈가 더해지면서 스팩 시장의 어려움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국내 증시에 새로 상장한 기업은 모두 155곳이다. 이중 33.5%에 해당하는 52개가 스팩이다. 52개 중 지난해 국내에 상장한 스팩은 45개였다. 이번주도 여러 스팩주가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오는 20~21일에는 하나스팩27호와 미래에셋비전스팩3호, 21~22일에는 NH스팩29호, 22~23일에는 IBKS스팩22호가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올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스팩은 미래에셋비전스팩2호, 유안타제13호스팩, 삼성스팩8호, 하나26호스팩, 엔에이치스팩28호, 미래에셋드림스팩1호, 유안타제12호스팩 등 총 7개 종목이 상장했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유안타제13호스팩(1996원)·유안타제12호스팩(1998원)·하나26호스팩(2000원)·엔에이치스팩28호(2090원)·미래에셋비전스팩2호(2050원) 등을 기록했다. 모두 공모가는 2000원대였다. 지난 15일 상장한 미래에셋드림스팩1호의 공모금액은 700억원이었다. 이날 9430원의 가격으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종가 기준 9410원으로 마감하며, 공모가인 1만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아예 상장을 철회한 사례도 있다. 'KB스팩24호'는 저조한 수요예측 성적으로 인해 지난 10일 상장 계획을 접었다. 애초 공모액 400억원(공모가 1만원)에 발기인 물량 100억원을 더해 총 500억원 규모를 공모 목표로 했으나 얼어붙은 시장의 분위기 탓에 상장을 포기했다.
스팩은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서류상 기업으로 까다로운 IPO 절차를 우회해 빠르고 쉽게 증시에 데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스팩 시장이 부진을 겪는 것은 연초 중소형 일반 공모주들의 연이은 흥행 영향이 가장 크다. 최근 일반 상장 절차를 통해 증시에 데뷔한 중소형 공모주들이 상장 직후 가파른 주가 상승 곡선을 그리자 단기 차익 실현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합병 가능성이 불확실한 스팩보다 중소형 공모주에 관심을 더 크게 두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스팩의 평판이나 합병에 대한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다"며 "스팩 주가는 합병이 안 되면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공모주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SVB 파산에서 비롯된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 여파가 자본시장에 적지 않게 전해지고 있는 만큼 스팩 투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도 당부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SVB 파산 사태 등 최근 미국에서 촉발한 금융 리스크가 커지면서 고금리 유동성이 흡수되고 스팩과 IPO 등에 대한 투심이 약간 가라앉은 상태"라며 "증시 분위기가 별다른 반등 테마가 없다면 글로벌 증시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다 최근 금융당국이 스팩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도 스팩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스팩 상장 및 합병을 주관하는 증권사 등은 비상장법인에 대한 엄정한 평가보다 합병 성공을 우선할 유인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뉴스웨이 전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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