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지난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이 주주제안 한 '2966억원 배당 요구'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채택했다. 비상장법인인 아워홈의 경우, 지분율 3% 이상 주주의 주주제안은 법령 또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아워홈 지분 38.56%를 갖고 있다. 안건이 가결될 경우 배당금은 1144억 규모다. 지난해 아워홈 순이익(255억원)의 11.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2021년 기준 아워홈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2240억원)보다도 많다.
안건이 가결될 경우 아워홈은 사채 발행이나 신주 발행으로 배당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차입금 상환 등 필수 비용을 위해 책정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구지은 부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아워홈은 법인 자격으로 '배당 총액 30억원 지급'을 안건으로 올렸다.
장녀 구미현 씨가 어느 쪽에 표를 던지느냐가 안건 통과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에 맞서 발맞춰 온 막내 구지은 부회장(20.67%)과 차녀 구명진(19.6%) 씨는 도합 40%대 지분을 가졌다. 배당금 결의에 필요한 출석 주주 과반 동의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구미현 씨는 그동안의 경영권 다툼에서 2017년에는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2021년엔 구명진·지은 씨 쪽에 섰다.
구 전 부회장은 2021년 사회적 물의로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나며 해임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미현 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과 다른 노선을 타기로 한 결심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면 구지은 부회장 편을 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예단은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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