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대표 후보자, 27일 공식 사퇴···다시 원점으로"이해관계자 기대 넘는 지배구조 개선, 새 CEO 선출 바람직"주총서 차기 리더십 논의할 듯···KT "경영 안정화 최선 다할 것"
KT는 이날 윤 사장은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는 결정을 이사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가 선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사퇴의 변을 전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2일 열린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사의를 밝혔다. 당시 윤 후보는 "내가 더 버티면 KT가 어려워질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이사진은 "회사를 생각해야 한다. 정기 주주총회까지 버텨보자"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이사진의 강한 만류로 숙고를 거듭해오다 결국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 사퇴의 변에 나온 '주요 이해관계자'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을 뜻한다. 더 나아가 그간 윤 후보를 반대해 온 정치권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취임한다 해도, 향후 KT 경영 파행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주무 상임위원들을 비롯한 여권은 그간 소유분산기업인 KT의 불투명한 대표 선임과 지배구조를 지적해왔다. 구현모 대표와 윤 후보를 비롯한 KT 현직 사내외 이사진들을 '이익 카르텔'이라 비판하고, 특히 윤 후보에 대해선 배임 의혹이 제기된 구 대표의 '아바타'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를 향한 검찰의 수사도 시작됐다. 검찰은 현재 ▲KT텔레캅 일감 몰아주기 ▲구 대표 관련 불법 지원 ▲사외이사 접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검찰을 앞세워 주총 전 윤 내정자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 본격적인 사퇴 압박에 들어갈 것이란 말까지 나왔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회사 주요 주주들의 반대에도 직면했다.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비토'가 예정된 가운데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이 돌아섰다. 3대 주주인 신한은행도 국민연금과 같은 노선을 탈 가능성이 높았다.
KT는 윤 후보 사퇴에 따른 사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긴급 이사회 소집 여부를 조율하고 있다. 오는 31일 주주총회는 예정대로 열리지만, 윤 후보 사퇴 후속 절차로 차기 대표이사 선임건과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TF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자동으로 폐기된다.
상법에 따라 차기 대표이사 선임까지 기존 대표이사가 수행할 수 있다. 사장급인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 직무대행을 맡는 방법도 거론된다. 구체적인 방안은 주주총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장기간 이어져 온 차기 리더십 논란으로 정기인사와 조직개편, 새해 경영계획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상황에서, 당분간 경영 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조기 경영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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