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첫 공시···카드‧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구분배민페이, 영세사업자 가장 낮은 네이버페이와 0.68%p 차이금융당국, 수수료 경쟁 효과···업계선 "더 지켜봐야"
금융감독원은 업체별 비교를 통해 자율적인 경쟁이 촉진되고 수수료가 인하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수수료 경쟁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공시된 수치는 평균 수수료율인 만큼 개별 가명점에 적용되는 수수료율과는 차이가 있고 각 사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답이 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전자금융업자(간편결제) 수수료'를 보면 공시대상 9개사 가운데 카드 결제수수료율(영세·일반)이 가장 높은 곳은 우아한형제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아한형제들의 수수료율은 각각 1.52%, 3.00%로 영세사업자 수수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네이버파이낸셜의 0.84%와는 0.68%포인트 차이가 났다. 일반 수수료에서 가장 낮은 카카오페이 1.40%와 비교하면 1.60%포인트나 높았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상공인 외식업주의 경영 환경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음식점 운영 및 경영 환경 개선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하루단위 정산시스템, 포장중개이용료 면제, 배민아카데미 등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시 대상은 네이버파이낸셜, 쿠팡페이, 카카오페이, 지마켓, 11번가, 우아한형제들, NHN페이코, SSG닷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상위 9개 사다. 이들 거래규모는 전체 거래규모 110조원 가운데 106조원 수준이어서 이들의 수수료율을 공시하기로 했다. 별도의 사이트가 아닌 각 회사별로 자사 사이트에 공시된다.
9개사 평균 카드결제 수수료율은 1.09%(영세)~2.39%(일반) 수준으로 집계됐다. 선불결제 수수료율은 2.00%(영세)~2.23%(일반)으로 나타났다.
이번 공시는 그간 빅테크의 간편결제 수수료가 공개되지 않아 소상공인들이 적정 수수료율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빅테크사들은 결제 수수료 외에도 프로모션 등의 기타 수수료를 받는데 이들이 구분되지 않고 한꺼번에 계약하는 등 수수료율 관리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가장 큰 불만거리였다.
업계간 갈등도 적지 않았다. 카드사업계에서는 빅테크들의 수수료율이 2배 이상 높다며 업계 형평성을 지적했다. 실제로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는 2007년 이후 작년까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14차례 인하돼 2021년말에는 가맹점으로 부터 얻을 수 있는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를 0.5%까지 낮아졌다.
이에 금감원은 업계와 공동으로 수수료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시해 시장 자율경쟁이 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12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카드 및 선불 결제수수료율로 비교 공시하도록 했다.
조사 결과 카드업계보다 수수료율이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영세 가맹점 기준으로 간편결제사의 카드결제 평균 수수료율(1.09%)이 신용카드사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일반 가맹점 기준으로도 간편결제 카드 수수료율 평균(2.39%)이 0.32%포인트 높았다.
금감원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한층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 상황을 감안하여 그간 업계에서 추진해 온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한 수수료율 인하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수수료율 공시 제도 시행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 3사는 선불결제 수수료율 전체 평균이 지난 2021년 2.02%에서 1.74% 수준으로 0.29%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토스는 지난 2월1일부터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을 대상으로 3%였던 토스페이 결제 수수료를 1.6%로 내렸다. 연 매출 3억~30억원 이내 중소 가맹점은 매출 규모에 따라 1.9%~2.4%로 인하한 바 있다.
신용카드 기반의 간편 결제 수수료율은 1.95%에서 이번 공시기준 1.46% 수준으로 0.49%포인트나 인하됐다.
다만 업계는 수수료율 경쟁을 두고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업종마다 수수료율 산정방식이 다른데다가 각 사마다 운영하고 있는 지원 프로그램들도 상이하다. 공시되는 수수료율은 전자결제사업자들의 지원프로그램의 수수료 감면 효과 등은 반영되지 않은 평균값만 알 수 있다.
아울러 기타 수수료율은 얼마인지 등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에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가맹점과 정보의 비대칭성 등을 해결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정책에 발맞춰 공시 제도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면서 "수수료율 영역에서 영세‧중소상공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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