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인공지능이 결합 되었기 때문에 가상 캐릭터의 움직임이 더 정교하게 보였다. 이런 와중에 메타버스가 시대적 대세가 되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케이팝 아이돌에서도 에스파처럼 가상 현실의 메타버스에서 활동하는 걸그룹이 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흔히 미래의 트렌드를 가상현실에서 찾는 트렌드의 반복이었다. 상당한 팬덤을 모으기도 했고, 해외 순회공연도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기성세대의 설레발이었는지 모른다. 가상 인간이나 메타버스 아이돌보다 더 강력한 스타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2023년 8월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가 북미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에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다. 그런데 이 무대에 뉴진스도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뉴진스는 2022년 7월 22일 데뷔한 신예들로 활동 기간이 1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2019년 데뷔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보다 빠른 성과를 보이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23년 1월 18일 'Ditto'가 빌보드 핫 100에 96위로 등장했는데, 이는 K-pop 역사상 데뷔 후 최단 빌보드 Hot 100 차트 진입 기록이다. 더구나 또한 'OMG'가 빌보드 핫 100에 91위로 진입해 'Ditto' 와 Hot 100 차트에 두 곡을 랭크 인 시켰다. K-Pop 역사에서 핫 100차트에 두 곡 이상을 올린 K 아티스트는 뉴진스 이전에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만이 있었다.
이들 기록보다 뛰어난 것은 수년 걸린 일을 단 몇 개월 만에 이룬 것이다.
또한, 2023년 2월 21일 스포티파이에서 역대 K-POP 여성 아티스트 가운데 'Ditto'로 최다 미국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1위를 기록했다. 음원만이 아니다. 몇 개 월만에 앨범은 100만 장을 돌파했는데 이는 데뷔 앨범으로 100만 장을 돌파한 것으로 데뷔 그룹으로는 1997년 젝스키스 이후 26년 만이었다. 데뷔 앨범으로 100만 장을 판매하는 일은 이제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완전히 뒤집었다. 데뷔 3개월도 되지 않아 100여 개의 광고의 주인공이 된 것은 지나쳐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열풍의 핵인싸가 되었을까?
뉴진스는 5인조 다국적 걸그룹으로 연령대도 파격적이었다. 중학생이 세 명이었고, 고등학교 1학년생으로 구축되어 있었다. 대체로 이미지는 중학생이었다. 하지만, 평균 키는 166cm이었고 전원 160cm의 신장이었다. 외모는 출중했는데 키를 포함해 누가 봐도 중학생 같은 신체적 조건은 아니라고 할 수가 있다. 나이는 알파 세대 임에도 성숙하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은 알파 세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각자 개성의 매력도 갖고 있었다.
맥크린들 연구소에서 규정한 업에이저(Upagers)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개성이 각 멤버의 팬덤 뿐만 아니라 완전체의 팬덤을 완성하고 지속시키기 때문에 당연한 문화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 조화 속의 개성을 추구하는 전략은 만개했다. 각자 자기 음색을 유지하고 음역도 유지한다.
춤도 각 구성원들의 개성을 살리는데 초점이 있고 집단 군무의 획일성에 가두지 않는다. 10대다운 풋풋함과 청순함을 부각하는 자연스러운 메이크업도 매력을 배가시키는 핵심적인 요인이었다. 예컨대, 지나친 색조 화장이나 과한 아이라인은 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들은 이전의 아이돌과는 차별화되는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다문화성을 지향한다. 멤버들은 동양적인 외모와 이국적인 외모를 모두 내재화시키고 있었다. 이를 통해서 동서양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들의 정체성은 그룹 이름 NewJeans에서 드러난다. Jeans는 청바지를 말한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아온 패션 아이템이다. 청년 정신이자 청춘의 아이콘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동서양 어느 나라 사람들과 즐겨 입고 노인과 아이, 남녀를 불문하며 심지어 계급과 계층을 가로지르며 선호되는 패션 아이템이다. 이러한 점은 뉴진스의 문화적 포용성을 의미한다. 그들은 화려한 테크닉이나 퍼포먼스를 구가하지 않는다. 복장은 아날로그 코드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뉴진스(언제나 새로운 청바지)이기 때문에 언제나 항상 즐겨 입지만 질리지 않게 새로운 아이템이자 아이콘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아내고 있다. 그것은 핫하고, 힙한 것이 주목받고 최애(最愛)되는 대중문화의 기본적인 특성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지향점이다. 멀티 모달(Multi Modal)의 역량으로 충분히 돌파해 나갈 수 있다.
뉴진스는 알파 세대의 특징을 고루 갖추고 있다. 알파 세대는 세대론적인 측면이나 문화적인 면에서 통합성을 갖고 있다. 중학생 이미지로 각인되었지만, 남녀노소, 동서양, 계층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포옹될 수 있는 공통분모를 내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단지 새로운 세대가 가상공간에만 함몰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다르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MZ세대가 주로 20~30대라는 점을 생각할 때 지금 10대 알파 세대의 문화적 흐름은 달라지고 있다. MZ세대가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형성시키고 주도하고자 했는데 그 흐름에서 생긴 부작용과 반작용의 교훈을 알파 세대가 극복하고 있다는 징후를 뉴진스의 사례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앞으로 기업의 마케팅에서 주목할 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비대면 문화가 창궐하고 획일화할수록 무엇을 더 갈구할지 잘 살펴야 하는 점을 포괄한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투입되었던 가용자원을 철수하거나 재배치하는 전략적 후퇴를 단행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마음일 것이다. 그 마음과 같이 호흡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나친 급격함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다준다. 이러한 점은 알파 세대가 일으키는 문화 소비 현상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 세대가 항상 파편화되고 세분화된다는 진단을 넘어서 새로운 변증법적 진화과정을 겪고 있다는 점이 가져올 파급 효과에 주목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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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안민 기자
peteram@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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