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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없어서 못 판다"···日맥주 수입, 1년 만 두 배 넘게 늘었다

유통·바이오 식음료 노 재팬? 예스 재팬

"없어서 못 판다"···日맥주 수입, 1년 만 두 배 넘게 늘었다

등록 2023.05.09 15:55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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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억눌린 해외소비 욕구↑3년 9개월 간 이어진 '노재팬' 종결해외여행 맞물려 일본 맥주 회복세

"없어서 못 판다"···日맥주 수입, 1년 만 두 배 넘게 늘었다 기사의 사진

일본 불매운동은 사실상 끝났다. 우리나라 해외여행 목적지 1순위는 일본이 압도적이고, 불매운동의 상징과도 같았던 일본 맥주도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소비심리가 엔데믹 이후 폭발하며 '노재팬' 인식이 희석됐다는 분석이다.

7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662만6000달러(87억7945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8.4% 증가했다.

노 재팬 운동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2019년 2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2019년 2분기 수입액(1901만달러)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지만, 전과 비교하면 급격한 증가세다.

앞서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해 지난 2019년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등에 대해 한국 수출을 규제했다. 이에 국내에선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하며 일본 맥주 수입이 급감했다.

2019년 불매운동은 여러모로 달랐다. '불매운동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일본 기업·언론의 조롱은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고, 젊은 층이 SNS를 중심으로 자발적 운동을 이끌며 역대 최대 불매운동으로 확대됐다.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로고 사진. 사진=커뮤니티 갈무리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로고 사진. 사진=커뮤니티 갈무리

편의점 본사는 수입 맥주 '4캔 만원' 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하고, 상품 발주도 중단했다. 편의점주들까지 맥주를 비롯한 일본 상품을 매대에서 자발적으로 철수하며 불매운동에 동참했다.

이전에도 여러 번 불매운동이 있었지만 대부분 '사지 않는다'에 한정됐던 반면 '팔지 않는다'까지 의미가 확장된 것이다. 일본 맥주는 사실상 한국 시장에서 퇴출당한 상황이었다. 노재팬 운동으로 2019년 하반기 일본 여행 수요는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였다.

전환점은 엔데믹이었다. 엔데믹이 찾아오면서 참았던 해외소비에 대한 욕구가 터져 나왔다. 이 중 한국과 가까운 일본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 1~3월 일본으로 향한 여행객 수는 208만명이다. 이는 2~4위인 베트남·태국·필리핀을 합친 것(202만)보다 많은 숫자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는 것도 일본 여행 급증의 배경이다. 지난해부터 기록적인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 여행에 대한 비용 부담이 줄어, 일본 여행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불경기로 인해 정치적 문제와 소비를 구분하는 실용주의적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일본이 싫더라도 일본 여행은 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20년 28.2%에서 지난해 45.5%로 상승했다.

'아무리 저렴해도 일본 여행은 가지 않겠다'는 응답도 55.7%에서 26.8%로 낮아졌다. 일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여전하나, 일본 제품 불매운동 참여도와 국가 비호감도 역시 2020년 대비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정부의 입장 변화도 한몫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가 일본과의 협력을 우선하면서 한일 간 정치적 긴장이 크게 완화했다. 이는 민간에서도 변화도 불러일으켰고, 일본을 소비하는 것이 더 이상 죄악시되는 분위기가 아니게 된 것이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 사진=롯데아사히주류 제공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 사진=롯데아사히주류 제공

극장가도 일본이 점령했다. 올해 초 개봉한 일본 만화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누적 관객 수 460만명을 넘기는가 하면 '스즈메의 문단속'은 누적 관객 53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이 관람객 500만명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문화 콘텐츠와 여행에 대한 수요가 회복되면서 일본 맥주도 다시금 힘을 받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가 이달 초 출시한 신제품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가 대표적이다. 편의점에선 '숨겨놓고 팔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품귀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해당 제품의 7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한국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초도 물량을 풀었는데, 4월 말 출시 이후 1주일도 안 돼 동이 났다. 먼저 입점한 코스트코에선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났다.

편의점 업계에선 자체 확보 물량이 모두 소진되며 발주를 정지시켰고, 대형마트도 대부분 점포에서 품절 안내 공지를 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아사히 생맥주캔이 하루 1만캔 안팎으로 판매됐다. 통상적으로 대형마트 인기 수입 맥주의 일일 판매량은 1000캔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편의점 냉장고엔 다시 일본 맥주가 돌아왔고 대형마트도 동참하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가 일본 맥주 4캔을 9900원에 판매하는 등 판촉 활동이 이어져 향후 일본 맥주 수입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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