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영업익, 전망치 크게 웃돌아시장금리 안정화, 업계 전반에 호재 작용부동산 PF·CFD 미수채권 등 변수 살펴야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감 기준 KRX 증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6% 오른 605.72를 기록했다.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도 일부 상승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보다 0.86% 오른 9만4100원, NH투자증권은 1.93% 오른 9490원에 거래 중이다.
증권사들의 주가 상승은 최근 발표된 각 회사들의 실적 호조와 관련돼 있다. 키움증권은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38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이익이 52.1% 늘었고 NH투자증권도 1년 전보다 55.5% 증가한 25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KB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이익 규모가 74.5% 개선된 2641억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또 삼성증권도 올 1분기 34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1년 전 같은 분기보다 이익이 61.0% 늘었다. 특히 삼성증권의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20% 이상 웃돌았다.
미래에셋증권도 1년 전보다 1% 줄어든 281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증권가의 전망치보다 이익 규모가 무려 25%나 컸다. 또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도 323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망치를 10% 이상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당초 시장 안팎에서는 지난해 악화된 증권업의 업황 부진 여파가 올 1분기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이 올해 시황에 대해 상반기까지는 내림세를 걷고 하반기부터는 다시 올라간다는 뜻의 '상저하고'를 예견한 것도 이 전망의 근거였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증시 안팎의 여건이 달라졌다. 시장 금리의 안정화 영향에 증권 시장으로 다시 돈이 모이면서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도 한결 개선됐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말 기준 하루 평균 국내증시 거래대금은 17조5000억원으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 34.5% 증가했다. 1분기 말 기준 고객예탁금 역시 50조원을 넘어서면서 확실히 시장 여건이 달라졌음을 증명했다.
특히 증권사로부터 빚을 끌어서 주식 투자에 나서는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늘고 예탁증권 담보대출의 건수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수익 창출에 유리한 여건이 마련됐다. 이러한 호재 덕분에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망치를 웃도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 연구원들은 장기적으로 증권업의 호황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고 내다봤다. 시장금리 여건이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증권사의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1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위탁매매와 이자수익의 이익 개선과 시장금리 안정화에 따른 상품 운용 수익 증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올 상반기에 마무리 될 금리 인상 기조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뚜렷하고 시장금리 안정화 흐름이 자본시장에 온기를 전해줄 것으로 보이기에 증권업 종목의 비중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의 하락은 채권평가손실 회복과 고객예탁금 증가에 큰 기여를 한다"면서 "시장금리의 지속 하락이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고객예탁금 증가 여건이 마련되는 만큼 증권사에는 긍정적 흐름이 조성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려는 올 상반기까지 증권가에 잔존할 가능성이 있지만 채권안정펀드 등을 통한 유동성의 적시 공급으로 대규모 부실 발생 가능성이 줄어든 것이 업계 실적에는 상당한 호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무작정 낙관만 할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금융시장 최대 핫이슈인 차액결제거래(CFD) 투자자들의 손실 관련 미수채권 등이 호실적 행진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증권사 공통적으로 1분기 큰 폭의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관건은 남은 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라며 "부동산 PF 건전성과 상품 이슈에 따른 미수채권 규모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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