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마케팅 강화···"브랜드 각인""20주년 맞아 연내 코스닥 상장 추진"
세븐브로이가 팝업스토어로 승부수를 던졌다. '숲속양조장'은 세븐브로이가 창립 20년 만에 처음 여는 팝업스토어로, 수제맥주를 처음 만들었던 횡성 브루어리를 재현했다. 대한제분과 결별 후 홀로서기에 나서면서 '원조'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세븐브로이 팝업스토어를 찾았다.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자리 잡은 성수동.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서울숲 길목에 한 건물이 시선을 끌었다. '숲속 캠핑'을 연상케 하는 콘셉트에 몇몇 젊은이는 "어, 이거 뭐야?"하고 관심을 보였다. 곳곳엔 대표밀맥주의 마스코트인 호랑이 캐릭터가 자리했다.
세븐브로이는 지난달 28일부터 대표밀맥주를 편의점 CU에서 판매 중이다. 기존 주력 제품이었던 곰표밀맥주가 대한제분과의 상표권 계약 종료로 더는 판매할 수 없게 되자 제품명과 패키지를 변경한 것이다.
경쟁사 제주맥주가 곰표 브랜드를 가져가 올여름 '곰표맥주 시즌2'를 예고한 가운데 세븐브로이는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새 곰표맥주는 패키지는 동일하지만, 제조사가 바뀌는 만큼 맛은 달라질 예정이다.
대표맥주가 '맛'에서 '브랜드'를 앞세운 곰표맥주를 압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희성 세븐브로이 부사장(브루마스터)은 맛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부사장은 "맥알못(맥주를 모르는 사람)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수제맥주를 만들고 싶었다"며 "대표밀맥주는 맥아·향·효모 등 맛의 밸런스를 치밀하게 계산해서 작정하고 만든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표밀맥주의 가장 큰 특징은 열대과일 향으로 시작해 삼켰을 땐 입안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깔끔한 피니쉬"라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에게 대표밀맥주가 예전에 마시던 그 술이라는 걸 알려드려야 하기 때문에 홍보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며 "수제맥주 1세대로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위기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곰표맥주의 인기는 맛보다 디자인 영향이 컸다는 지적에 대해선 "패키지가 인기 요인이었던 건 인정한다. 그러나 곰표맥주 성공 이후 같은 콘셉트의 맥주가 쏟아져 나왔는데 소비자가 기억하는 것은 우리 제품뿐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팝업스토어는 오는 28일까지 운영된다. 일일 방문객 1000명에겐 선착순으로 대표밀맥주를 생맥주로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양한 수제맥주 제품 구매도 가능하다.
또 20년 전 첫 제품을 양조했던 브루하우스 실물과 세븐브로이의 다양한 스토리를 소개한다.
이번 행사는 '곰표맥주 제조사'로서 세븐브로이가 아니라 '세븐브로이'라는 브랜드 자체에 주목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다만 맥주 시음이나 뽑기 이벤트 외에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적다는 점은 아쉬웠다.
세븐브로이 측은 대표밀맥주의 초도 물량은 12~13만캔이며 곰표맥주 때만큼 폭발적이진 않지만 반응이 긍정적인 편이라고 밝혔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는 만큼 연내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8.8%, 58.5% 감소했다. 수제맥주 열풍이 사그라지고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이 와중에 대표 흥행 제품이었던 곰표밀맥주의 상표권 계약 만료는 뼈아픈 대목이다. 대표밀맥주의 성공이 세븐브로이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세븐브로이는 수제맥주뿐 아니라 하이볼로도 제품군을 넓혀 실적 반등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부터 '블랙 네온 하이볼 레몬 토닉' 판매를 시작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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