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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국내증시 병폐 고치려면 액티브 ETF 규제 풀어야

전문가 칼럼 서지용 서지용의 증시톡톡

국내증시 병폐 고치려면 액티브 ETF 규제 풀어야

등록 2023.06.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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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병폐 고치려면 액티브 ETF 규제 풀어야 기사의 사진

최근 JP모건은 국내 주식시장의 낮은 수익률과 높은 변동성이 장기 투자에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10년간 국내 증시의 연평균 수익률은 2%에 미달하고 MSCI 한국지수 변동성은 21.3%로 중국(24.6%)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이는 국내 증시에 수익률과 위험 간 불균형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높은 투자위험에도 낮은 수익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워글러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규모 증가가 위험-수익률간 관계 왜곡을 초래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패시브 ETF의 증가는 펀드 내 편입종목 거래 시 펀드매니저 역량에 따른 수급 영향을 통제하는 데 제한적임을 주장했다. 즉, 액티브 펀드 대비 패시브 펀드 거래는 편입종목 선택이 기계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의 낮은 수익률과 높은 변동성은 국내 주식가치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런데 국내 증시의 변동성 증대는 다양한 원인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수급 요인 이외에 경기둔화 가능성과 긴축 기조에 따른 금리 상승 등 글로벌 요인의 영향력이 여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개별주식의 고유위험에 기인한 변동성 증대보다는 증시 전 종목에 미치는 체계적 위험이 늘어나는 양상이다.

실제로 최근 경기 둔화 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자본시장에 머물던 자금 이탈로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일련의 주가 조작과 금융사기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즉, 주가를 부양할 유동성 동력이 사라지며, 유동성의 이면에서 횡행하던 불법 및 불공정거래가 수면으로 불거지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필자는 최근 국내 증시의 체계적 위험 증가 배경으로 패시브 위주의 ETF 비중 증가를 지적한다. 물론 ETF는 저렴한 비용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국내 증시의 자금유입 요인중 하나로 손꼽힌다.

하지만, ETF는 패시브 ETF가 주류를 이루고 이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촉진시킨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가 및 금리의 상승 등 개별 종목 고유의 위험이 아닌 체계적 위험은 ETF 편입 주식의 변동성 확대를 유발한다. 이는 시장위험에 따른 개별주식의 변동성 정도를 나타내는 베타 수치의 증가를 가져온다.

특히 국내 ETF 시장 확대가 주로 패시브 ETF 위주라는 점에서 자본시장의 지수화 경향이 강한 편이다. 선행연구를 참고하면 증시의 지나친 지수화는 체계적 위험에 따른 개별 종목의 주가 변동성을 확대해 위험-수익률 관계의 왜곡을 초래한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상품선물 거래정보의 국내 패시브 ETF의 수익률에 미치는 전이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글로벌 상품시장에서의 금 또는 원유 선물의 비상업용 포지션의 변화는 투기적 거래를 의미하는데 해당 포지션은 시장 참여자의 경기에 대한 전망을 반영한다. 이는 최근 경기 등 글로벌 영향요인이 패시브 ETF 비중이 늘어난 국내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침을 확인한 연구 결과이다. 결국 국내 증시의 체계적 위험 증가가 개별주식 종목의 변동성 증가를 가져온다고 해석된다.

한편 액티브 ETF는 지수에 연동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액티브 ETF의 상장폐지 조건으로 패시브 ETF에 적용되는 주가지수와의 상관계수(0.9)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상관계수가 0.7 미만인 상태로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액티브 ETF는 폐지될 수 있다. 국내 증시에는 액티브 ETF의 기초지수 연동 의무 부과가 존재한다.

앞선 내용을 요약하면 국내 증시에서 개별주식 종목의 변동성 확대는 체계적 위험 증가에 기인하고 체계적 위험 증가의 이면에는 글로벌 영향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패시브 ETF의 비중이 높아진 국내 증시 상황과 관련이 있다.

최근 미국은 액티브 ETF 성장 속도가 패시브 ETF의 그것을 앞지르고 있다. ETF 특성상 포트폴리오를 매일 공개해야 하지만 미국은 납입자산 구성내역(PDF) 미공개형도 출시 중이라 펀드매니저의 주식 편입종목 선택에 재량권이 높다.

앞서 언급한대로 액티브 ETF는 현재 패시브 ETF와 달리 비교지수를 90% 이상 추종하는 대신 70% 수준까지만 따라가고, 나머지는 펀드매니저 재량으로 운용된다. 따라서 시장위험에 따른 편입 종목의 변동성 증가를 제한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불확실한 경기상황에서 채권금리에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 수요가 많은 점도 액티브 ETF가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시장 기대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액티브 ETF 규제 완화가 낮은 수익률과 높은 변동성의 오명을 얻고 있는 국내 증시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우선 액티브 ETF에 대한 기초지수 연동 의무를 완화 또는 폐지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요인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증시의 체계적 위험 증가를 줄이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액티브 ETF 출시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를 투자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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