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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렉라자'로 K신약 새 역사 쓴 유한양행···"급여 등재까지 무상공급"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렉라자'로 K신약 새 역사 쓴 유한양행···"급여 등재까지 무상공급"

등록 2023.07.11 06:59

유수인

  기자

제한 없이 EAP 시행···전례 없는 일 치료 접근성 향상 목적, "창업정신 계승"이달 중 첫 환자 나올듯···급여는 내년 예상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故) 유일한 박사의 창업 정신을 계승하고자 렉라자 1차 치료제 조기 공급 프로그램(EAP)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유수인 기자


유한양행이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무상공급하기로 결정하며 한국 제약업계의 역사를 다시 한번 쓰게 됐다.

건강보험 급여 등재 전까지 제한을 두지 않고 무상으로 의약품을 제공하는 국산 신약의 선례를 남기게 된 것.

회사는 '모두에 좋은 약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고 그 수익은 사회에 환원한다'는 고(故) 유일한 박사의 창업 정신을 계승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데 일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故) 유일한 박사의 창업 정신을 계승하고자 렉라자 1차 치료제 조기 공급 프로그램(EAP)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며 "투병만으로도 힘든 폐암 환자 분들이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는 것을 막고자 사회 환원이란 중요한 이념을 바로 실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AP는 전문의약품이 시판 허가된 후 진료 현장에서 처방이 가능할 때까지 동정적 목적으로 해당 약물을 무상 공급하는 프로그램이다.

EAP는 전문의약품이 시판 허가된 후 진료 현장에서 처방이 가능할 때까지 동정적 목적으로 해당 약물을 무상 공급하는 프로그램이다.EAP는 전문의약품이 시판 허가된 후 진료 현장에서 처방이 가능할 때까지 동정적 목적으로 해당 약물을 무상 공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유한양행에서 시행하는 렉라자 1차 치료 EAP는 각 의료기관 생명윤리위원회(IRB)의 검토 및 승인을 획득하고 담당 주치의의 엄밀한 평가와 대상 환자의 자발적인 동의가 확인된 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상은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EGFR 엑손 19 결손(Exon19del)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렉라자 1차 치료 적응증에 해당하는 모든 환자이다. 이번 EAP는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처방하기를 희망하는 전국의 2, 3차 의료기관이면 모든 곳에서 시행한다.

조 대표는 "약효를 알면서도 형편상 약물을 복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무상으로 공급하는 것"이라며 "많은 환자 분들이 비용 부담 없이 치료를 유지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지난달 30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차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약물치료 전력이 없는 암 환자에 국산 항암제를 먼저 쓸 수 있게 된 것은 렉라자가 처음이다.

항암제는 환자에게 처방되는 순서에 따라 1~3차 치료제로 나뉜다.

렉라자는 지난 2021년 1월 국내에서 EGFR 변이가 생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허가받고, 그해 7월 2차 치료제로 국민건강보험에 등재됐다.

국내 사망률 1위인 폐암 대부분은 비소세포폐암이 차지한다. 특히 환자의 30~40%는 EGFR 변이 양성으로 진단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은 T790M 돌연변이에 의한 내성으로 기존 1~2세대 표적치료제 사용이 어려워지게 된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3세대 치료제는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렉라자 뿐이다.

문제는 타그리소와 렉라자 모두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않은 상태여서 실질적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암환자가 급여 등재된 1차 항암제를 사용할 땐 약값의 5%만 부담하면 되지만, 비급여로 처방받을 땐 연간 수천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 폐암 환자가 비급여로 타그리소를 처방받는 경우 매월 600만원 이상을 부담해야한다. 연 치료비로 환산하면 7000만원을 웃돈다.

임효영 임상의학본부 부사장은 "한국에서는 허가만 받는다고 해서 약을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급여 적용을 받아 약가가 고시돼야 실질적으로 처방받아 쓸 수 있다"라며 "유한양행도 경쟁약물에 견주어서 뒤처지지 않은 좋은 치료옵션을 개발했지만, 약가 고시되지 않으면 그림의 떡"이라고 했다.

그러며 "유한양행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 약을 필요로 하는 진료현장의 미충족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라며 "급여 등재 전까지 제한을 두지 않고 무상으로 EAP를 시행한 선례는 없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임 부사장은 "렉라자 1차 치료제 EAP는 의료기관과 환자의 수에 제한 없이 대규모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달 안에는 EAP 적용을 받는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글로벌 제약사도 하지 못하는 무상 공급 프로그램을 유한양행이 시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도 EAP를 시행하긴 하지만 제한된 범위에서 한다. 렉라자는 경쟁 약물과 견줄만한 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무상으로, 제한 없이 의약품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는 국산 신약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EAP 적용 대상자 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은 유한양행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내국인, 외국인 관계없이 국내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은 무상으로 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1차치료제 보험약가가 언제 나오는지는 예측하기 어려우나, 내년 1분기 중 받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부연했다.

유한양행은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들에 대해서도 EAP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유한양행은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들에 대해서도 EAP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회사는 제2, 제3의 렉라자를 발굴하기 위해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유한양행은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들에 대해서도 EAP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재 회사는 제2, 제3의 렉라자를 발굴하기 위해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유한양행은 제2, 제3의 렉라자를 발굴하기 위해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항암 파이프라인에는 렉라자 외 추가 발굴 중인 신약 10개가 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면역항암 이중항체인 YH32367는 임상 단계에, YH42946은 내년에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으며, 나머지 7건은 비임상 단계에 있다.

YH32367는 HER2 발현 종양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T면역세포 활성수용체인 4-1BB의 자극을 통해 면역세포의 항암작용을 높이는 작용 기전을 가졌다. 유방암과 위암, 폐암 등 기존 항암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다수의 고형암 환자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YH32364는 또 다른 암종에 효과적인 표적 종양 특이적 T 세포 면역 활성화가 가능한 이중항체로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오세웅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 부사장은 "유한양행은 제2, 제3의 렉라자를 발굴하기 위해 아낌없는 R&D 투자로 신약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도 유한양행은 환자를 중심에 두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갖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선도기업으로 공고히 남기 위해 연구역량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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