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합병으로 4대 그룹 합류 기회···강요 아니다"삼성家 혼맥 질문에 "인간 이재용 더 좋아해"정경유착 우려 여전···"형식 중요하나 기회달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새 수장에 선임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전경련은 22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임시총회 개최 후 류 회장의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전경련과 한국경제연구원 간 통합으로 합류하게 된 4대 그룹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전경련은 4대 그룹이 새 단체인 한국경제인협회의 회원이 된다고 이날 공식적으로 밝혔다. 단 삼성의 5개 한경연 회원사 중 삼성증권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통해 한경협 복귀에 반대한 상태다.
류 회장은 "4대 그룹의 합류는 각자 회사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경련과 한경연이 통합하며 기업들이 회원사로 남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20년간 전경련 부회장을 맡아와 과거의 잘못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4대 그룹도 신뢰로 합류를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경련이 한경연 통합으로 4대 그룹 가입을 유도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필요에 의한 재가입'이라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4대 그룹이 이번에 들어오지 못하면 평생 못들어온다"면서 "전경련도 필요에 의해 합병했고, 4대 그룹이 한경연 회원사인 만큼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억지로 합류를 강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야당과 시민단체의 비판에 전경련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거에 잘못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미래 지형적으로 열심히 하겠다"며 "윤리위원회 등의 장치를 알리고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류 회장이 삼성과 혼맥으로 얽혀 있다는 질문에는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에) 혼맥으로 인한 영향은 없다"며 "혼맥이 더 부담이 된다. 인간 이재용을 더 좋아한다"고 밝혔다.
4대 그룹 재가입 과정에서 총수들과 소통에 대해서도 "다 같이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으나 다시 국민들이 존경할 수 있는, 기대할 수 있는 초기의 경제연합회를 만들어보자는 제 생각에 모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경련이 정경유착 이미지를 벗겠다고 강조했으나 한동안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병준 전 회장 직무대행이 여전히 전경련 남아 고문 역할을 수행하고 외교부 관료 출신 김창범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신임 상근 부회장으로 유력하기 때문이다.
류 회장은 "김병준 고문은 예외 케이스다. 제가 회장을 맡고 있는 동안 정치인을 쓰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며 "상근 부회장에 대한 우려도 알고 있다. 과거 직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쓰는 거다. 과거에 너무 얽매이지 않았으면 한다. 형식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재계 순위 70위권인 풍산그룹 총수가 전경련을 이끄는 우려에 대해서는 "제가 큰 재벌이 아니기 때문에 위와 아래를 연결하는데 더 플러스가 될 것"이라며 "또한 저희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세계 1위다. 크기는 작지만 모든 면에서 꿀릴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류 회장은 향후 젊은 회장단 구성에 힘쓰며 회원사 관리도 엄격하게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입 회원사는 환영하며 전경련을 가입하고 싶은 조직으로 만들 것이다. 단 회원사 가입시 문제가 없는지 등 엄격하게 관리하겠다. 존경받는 기업이 회원사로 오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회장단은 제조업 위주였는데 IT, 엔터 등이 뜨고 있고 전경련도 이를 무시할 수 없다. 회장단을 젊고 다양하게 해 젊은이들과 소통하겠다. 다음 총회 때까지 회원사들과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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