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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수장·이름 싹 갈아엎은 전경련···한경협으로 재탄생

산업 재계

수장·이름 싹 갈아엎은 전경련···한경협으로 재탄생

등록 2023.08.22 12:59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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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임시총회 열고 한국경제인협회로 기관명 변경류진 신임회장 "따가운 시선 존재···과거 깨끗이 청산"4대 그룹 복귀 가시화···한경협으로 회원지위 승계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55년 만에 간판을 바꿔 달고 새롭게 출발한다. 그동안 직무대행 체제로 이어져온 회장직에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공식 추대됐다.

4대 그룹 주요 계열사도 6년 만에 전경련 복귀 절차를 밟으며 전경련의 과거 위상 회복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 12년간 전경련을 이끌었던 허창수 GS 명예회장은 이날 전경련 명예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55년 전경련 역사 마치고 '한경협 시대' 시작
전경련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정관을 개정해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으로 변경하고 목적사업에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사업 ▲ESG 등 지속가능성장 사업을 추가했다. 새롭게 출범할 한경협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이날 총회에는 류진 회장을 비롯해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구자은 LS 회장, 이희범 부영주택 회장 등이 참석했다.

새로운 기관명인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1961년 전경련이 설립될 당시 사용했던 명칭이다. 전경련은 이후 조직 규모가 확대되자 1968년 현재 명칭인 전경련으로 기관명을 변경해 현재까지 사용했다.

전경련은 앞서 기관명 변경 취지에 대해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밝힌 바 있다. 새 명칭은 오는 9월 정관개정에 대한 주무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 승인 후 사용될 예정이다.

전경련은 이날 정경유착 등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한 내부통제시스템인 윤리위원회 설치를 정관에 명시적으로 규정했다. 위원선정 등 윤리위원회 구성과 운영사항 등 시행세칙 마련은 추후에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류진 회장은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분을 위원장과 위원으로 모실 것"이라며 "단순한 준법감시의 차원을 넘어 높아진 우리의 국격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엄격한 윤리의 기준을 세우고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사무국과 회원사가 지켜야할 윤리헌장도 이날 총회에서 채택했다. 윤리헌장에는 ▲외부의 압력이나 부당한 영향을 단호히 배격하고 엄정하게 대처 ▲윤리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사업 영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대·중소기업 협력 선도 ▲일자리 창출 앞장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제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을 흡수 통합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전경련은 한경연의 조직, 인력, 자산, 회원 등을 모두 승계해 글로벌 싱크탱크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류진 회장 "한국경제 글로벌 도약의 길 열겠다"
전경련 신임 회장을 맡은 류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한국경제 글로벌 도약의 길'을 개척하는데 한경협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회장직을 맡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회원들이 국가경제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결단한 것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감당할 적임자인지 조심스러웠다"면서 "지금 우리의 최상위 과제는 국민의 신뢰회복이다. 여기에 제가 미력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한경협의 새출발을 준비하며 ▲한국경제 글로벌 도약의 길 개척 ▲국민과 소통하며 함께하는 동반자 ▲신뢰받는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는 세 가지 약속도 발표했다.

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를 마친 후 참석자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류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를 마친 후 참석자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그는 "아직도 우리를 지켜보는 따가운 시선들이 있다"며 "부끄러운 과거와 완전히 결벌하고 과감하게 변화하지 못한다면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글로벌 도약을 성취하는 길에서 협회가 선두에 서겠다"며 "경제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싱크탱크로서 한국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실천적 대안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류 회장은 "어두은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는 끊어내겠다"며 "국민의 준엄한 뜻에 따라 윤리경영을 실천하겠다. 투명한 기업문화가 경제계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4대 그룹, 한경협으로 회원지위 승계 공식화
전경련은 전경련과 한경연을 통합하며 4대 그룹도 새 단체인 한경협의 회원이 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전경련 측은 "4대 그룹이 법적으로 한경협의 회원이 되는 시점은 정관개정에 대한 주무관청의 승인 시점"이라고 말했다.

4대 그룹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을 탈퇴했으나 산하 연구기관인 한경원 회원사 지위는 유지했다.

삼성은 삼성증권을 제외한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가 이사회에 전경련 회원 승계에 대한 내용을 보고하고 복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새로 출발하는 합경협에 합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SK그룹과 LG그룹, 현대차그룹도 내부적으로 전경련 복귀를 논의를 진행했으며 자연스럽게 전경련 복귀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단 4대 그룹의 부회장단 선임 등 적극적인 활동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삼성 준법위는 전경련 복귀에 대해 "한경협 가입 여부는 관계사의 이사회와 경영진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다만 그동안 노력해 온 삼성의 준법경영 의지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일 관계사가 한경협 가입을 결정하더라도 정경유착 행위가 있는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 필요한 권고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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