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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삼성·LG는 왜 뮌헨 IAA로 갔나

등록 2023.09.06 11:12

수정 2023.09.06 11:15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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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홀수 해에 2년마다 열리던 프랑크푸르트모터쇼(IAA·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는 세계 4대 모터쇼로 명성이 자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럭셔리 빅3는 물론 현대차·기아도 빠짐없이 신차를 내놓던 유럽 최대 규모의 모터쇼로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그러나 산업계 많은 것들을 바꿔놨다. 자동차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2년 전 뮌헨으로 장소를 넘겨줬다. 명칭도 'IAA 모빌리티'로 달라졌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는 정보기술(IT)기업들이 많은 뮌헨으로 전시회를 옮겨 전기차 및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했다.

미래 차 시대를 준비하는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과 IT기업은 합종연횡이 활발해졌다. 그 중심에 국내 대표 전자회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름을 올렸다. 삼성과 LG는 자동차 사업부문에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및 충전 솔루션, 전장부품, 구동모터, 디스플레이, 헤드램프, 탤레매틱스 및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등 다양한 자동차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4일(현지시간)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IAA 전시회에 가지 않았다. 현대차·기아 외에도 피아트·마세라티·크라이슬러·지프·닷지·푸조·시트로엥 등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 2위 자동차그룹 스텔란티스와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마쓰다, 스즈키, 재규어, 랜드로버,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수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IAA에 불참했다.

이같은 변화는 달라진 모터쇼 풍경을 대변한다. 미국 최대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 자동차 회사들 부스가 늘어나는 사이 IT·전자 회사들이 모터쇼를 찾는 건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함께 비즈니스를 펼쳐 나갈 파트너를 찾고 자사 사업을 모터쇼에서 마케팅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중 전장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LG전자는 이런 이유로 조주완 대표이사(CEO)가 직접 IAA에 참석해 스피치를 했다. LG전자 CEO가 모터쇼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조 사장은 모빌리티 시대를 앞두고 LG의 제품과 솔루션을 주요 완성차 회사에 '세일즈' 하는 임무를 맡았다. 전자회사 CEO가 완성차를 상대로 영업맨이 된 셈이다.

LG전자는 세계 3위 부품사인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손잡고 LG마그나를 세워 전기차 사업에 속도를 붙였다. 지난해 멕시코 공장 착공에 이어 IAA 기간 헝가리에 전기차 구동모터를 생산하는 신공장도 짓는다고 발표했다.

LG전자의 전장부품 수주잔고는 연내 100조원을 돌파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전장 부문 매출만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 벤츠는 LG디스플레이 협력사에 이름을 올렸다. GM,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 여러 완성차 회사들은 LG 배터리를 공급받아 전기차를 제조하고 있다.

삼성도 뮌헨 IAA에 계열사 부스를 차리고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은 자동차 사업 부문이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삼성이 공개한 IAA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 발광다이오드(LED) 등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에서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을 소개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NMX(니켈망간계 소재), LMFP(리튬·망간·철·인산염) 등 배터리 신제품을 출품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유럽 완성차를 상대로 홍보했다.

모빌리티 시대 첨단 전장 기술은 내연기관차의 엔진과 변속기 같은 핵심 역할을 맡았다. 삼성과 LG는 글로벌 완성차와 협업하는 영역이 더 확장될 게 분명하다. 최근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이사회 의장이 SK온,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파트너사를 만나 협력을 공고히 다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뮌헨 IAA뿐만 아니라 제네바모터쇼, 파리모터쇼 등 세계적인 모터쇼에 삼성과 LG가 주인공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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