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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기선 사장이 직접 키운 현대글로벌서비스, 몸집 5배 키우고 IPO

산업 중공업·방산 NW리포트

정기선 사장이 직접 키운 현대글로벌서비스, 몸집 5배 키우고 IPO

등록 2023.09.07 07:40

김정훈

,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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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3조 이상..."먹거리 투자, 지금이 적기"2016년 출범, 정 사장 대표이사 맡아 진두지휘지분 매각, 배당 확대 등 승계 자금 확충 관측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HD현대의 선박 개조·보수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계열사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착수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최근 IPO 대표 주관사로 KB증권과 JP모건, UBS(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했다. 공동 주관사에는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2곳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업계는 상장을 앞둔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몸값이 무려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 사측이 IPO 추진 후 확보한 자금을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승계에 보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IPO 착수...기업가치 최대 4조원대 관측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 2021년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약 6500억원을 투자 받으며 1조7200억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다. 상장 작업을 완료하면 기업가치가 3조~4조원에 달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기업가치는 3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HD현대가 IPO 후 목표로 하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기업가치는 최소 2조원에서 많게는 3조원을 바라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HD현대의 보유 가치는 최소 1조2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조3338억원, 1420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6%, 25.6% 증가한 규모다. 조선업이 호황기를 맞은 현시점에서 상장을 서둘러야 선박 서비스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 몸값도 제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도 매출 3644억원, 영업이익 548억원을 시현하며 밝은 전망을 나타냈다. 이번 실적은 수익성이 높은 선박 부품 서비스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의 매출이 확대 지속됨에 따라 이뤄졌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조선 업황의 회복세가 뚜렷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신규 투자가 필요한 지금이 IPO의 적기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기선 사장 첫 출발지 'HD현대글로벌서비스'···HD현대 최대주주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그룹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의 선박 서비스 조직을 통합해 지난 2016년 말 출범했다. 사업 초기 2400억원이었던 연 매출은 지난해 1조3000억원대로 5배 이상 증가했다. KKR이 설립한 '글로벌 베셀 솔루션'이 지분 38%로 2대 주주로 있다.

HD현대의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구조를 보면 ▲HD현대오일뱅크 43.9% ▲HD한국조선해양 34.3% ▲HD현대사이트솔루션 15.1% ▲HD현대일렉트릭 4.0% ▲HD현대글로벌서비스 2.3% ▲HD현대로보틱스 0.3% 등이다.

특히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기선 사장이 그룹 경영에 참여한 첫 출발지이기도 하다. 정 사장은 지난 2017~2021년까지 5년간 HD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직을 맡으며 직접 회사를 이끌었고, 당시 자신의 경영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실제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도 "정기선 사장이 2014년부터 현대글로벌서비스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으며, 정 사장이 책임지고 경영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출범 첫 해 매출 2403억원, 영업이익 564억원을 기록하며 순항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선박 개조 수주에서 1억달러를 돌파하며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고, 2021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까지도 수억원대의 실적을 올리며 선박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 2021년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현재 HD현대 사장직을 지내고 있다. 당시 업계는 정 사장이 현대글로벌서비스 경영을 내려놓고 그룹 현안을 살피겠다는 행보로 풀이했다.

정몽준 지주사 지분 26.2%...정기선 승계 시 상속세만 8000억원
업계 안팎에선 HD현대글로벌서비스 상장 작업은 결국 오너 3세인 정기선 사장의 승계 자금으로 활용될 거란 시선도 나온다.

HD현대그룹의 지배구조는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HD현대→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진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 부문 중간지주 역할을 하고 있으며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상장하면 HD현대 자회사로 놓이게 된다. HD현대 아래에는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들 외에도 비상장사인 HD현대오일뱅크와 HD현대사이트솔루션, 상장사 HD현대일렉트릭 등이 각 사업별 자회사를 두고 있다.

HD현대그룹 사업 재편은 HD현대글로벌서비스 상장과 HD현대오일뱅크 상장을 마무리하면 큰 틀에선 일단락될 예정이다. 이후 남은 과제는 정기선 사장의 승계 작업이다.

정기선 사장은 HD현대 지분 5.26%를 보유하고 있어 지배력이 아직 약하다. 그룹 지주사인 HD현대는 정몽준 이사장 지분이 26.6%여서 정기선 사장으로 지분 증여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1951년생 정 이사장이 70대로 접어든 만큼 10년 내 승계 작업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정 이사장의 HD현대 지분(2101만1330주) 가치는 지난 5일 종가(6만원) 기준 1조2607억원 규모다. 이에 대한 상속세만 약 7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HD현대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른다면 상속세는 더 늘어나게 된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 주주 구성을 보면 HD현대가 지분율 62%로 최대주주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 상장 후 배당 등을 통해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하면 상속세 납부가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또 정 이사장 지분 절반만 우선 증여받는다고 하면 상속세는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선 HD현대글로벌서비스 상장 후 일부 지분 매각,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정기선 사장의 승계 자금 확충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HD현대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장남인 정기선 사장이 후계구도 완성을 그려나가고 있다. 현재 HD현대는 권오갑 회장과 정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으나, 권 회장의 임기가 3년 남짓밖에 남지 않아 업계는 정 사장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관계자는 "HD현대그룹은 이미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 상장 때 이중상장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며 "HD현대와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상장하게 되면 또 이중 상장인데, 이에 대한 시장의 동의를 어떻게 얻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주주 지분이 높은 회사에 대한 가치를 높이는 과정에서 회사가 얘기하는 수준과 시장이 바라보는 정도의 가격 차이가 좁혀질지는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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