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오창 필름공장 매각···청주 RO멤브레인 공장 증설미리 점 찍은 수처리 사업··· 향후 5년 내 두 배 성장 목표신 부회장 취임 이후 세계 2위까지 올라···본격 수주 활동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화학은 전국 각지에서 한계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미래 성장성이 높은 소재 등을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스플레이용 필름을 생산하는 충북 청주공장과 오창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IT용 필름사업은 가전업체 등 수요처가 안정적인 '알짜 사업'이었지만 최근 디스플레이 산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기업이 생산량을 크게 늘리며 필름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빠르게 손을 떼는 모양새다.
최근 잇따라 과감하게 한계사업 정리에 나선 LG화학은 동시에 청주공장 증설을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청주공장은 RO멤브레인(Reverse Osmosis Membrane, 역삼투막) 생산기지로서 수처리 사업을 육성하고자하는 LG화학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LG화학은 오는 2025년 7월까지 1246억원을 투입해 청주 공장 부지 내 RO멤브레인 연산 40만개 규모의 공장을 증설한다.
증설 계획 물량인 RO멤브레인 40만개로는 연간 15억7000톤(하루 432만톤)의 물을 담수화할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 인구의 3분의 1 수준인 약 160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다.
이번 증설을 바탕으로 LG화학은 현재 2000억원 규모인 RO멤브레인 사업을 향후 5년 내 두 배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최근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장기화된 업황 부진에 따라 잇따라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쏟는 가운데 LG화학은 가장 발 빠르게 사업재편에 나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공장 증설을 결정한 수처리 사업 역시 과거 LG화학이 미리 점찍어둔 미래먹거리 중 하나다.
앞서 지난 2014년 4월 LG화학은 해수담수화용 RO필터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던 미국 NanoH2O(나노에이치투오)사를 인수하며 수처리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2015년에는 충청북도 청주에 RO필터 전용공장 상업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2017년에 청주공장 2호 라인 증설을 완료, 생산 능력을 확대했다.
당시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배터리·수처리·바이오를 3대 신성장동력으로 꼽으면서 "수처리 사업의 경우 산업용·가정용 등 시장에 신규 진입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오는 2018년 반드시 글로벌 톱 수준으로 올라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 수처리 조사기관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에 따르면 수처리 필터 시장은 2019년 5조3000억원에서 연평균 3.9% 성장해 2024년 6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중동·아프리카·남미·호주 등 환경적으로 강이나 호수가 부족한 국가들의 물부족 문제가 대두되는 만큼 LG화학은 시장 성장성을 밝게 평가하고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그동안 수처리 사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는 배터리 소재 사업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2019년 신학철 부회장 취임 이후 ESG 강화 차원에서 시장 지배력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로 2018년 10% 수준이던 점유율을 4년 만에 2배 이상 끌어올리며 글로벌 해수담수화 RO멤브레인 시장에서 점유율 2위권으로 올라섰다.
LG화학은 최근 3년 간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집트, 중국, 오만 5개국 12개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에 총 8400만 달러 규모의 RO필터 단독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에도 이스라엘에서 대규모 해수담수화 RO 공급계약을 따내면서 본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섰다.
현재는 핵심 시장인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중동과 동남아 시장에서 다수의 신규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기존 해수담수화 시장 외에도 빠르게 수요가 늘고 있는 산업용수 제조, 하·폐수 재이용 등 산업용 RO멤브레인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최대 염호 리튬 추출 프로젝트에 RO필터를 공급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염호에 녹아있는 리튬을 얻기 위해서는 물을 증발시켜 농도를 높여야 하는데, RO필터의 역삼투압 공정을 거치면 열을 가하지 않아도 물 분자만 빠르게 걸러낼 수 있어 리튬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증설을 통해 더 많은 글로벌 고객에게 최고 수준의 수처리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며 "향후 리튬 추출·CO₂ 분리 등 관련 분야로의 확장을 통해 글로벌 메가 트렌드에 부합하는 사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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