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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HMM 연내 매각, 인수자 부담 더 낮춰야

오피니언 기자수첩

HMM 연내 매각, 인수자 부담 더 낮춰야

등록 2023.10.24 11:13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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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연내 매각은 가능한 걸까.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이 또 한 번의 암초를 만났다. HMM의 채권단이자 1·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최근 1조원가량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인수 후보자들의 부담이 더 높아진 탓이다.

현재 HMM의 매각가는 최소 5조원 이상으로 예측되나, 산은과 해진공이 HMM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인수 금액은 무려 10조원까지 전망되고 있다. 전환 청구된 주식 수는 전환사채(CB) 8000만주, 신주인수권부사채(BW) 1억2000만주다.

문제는 채권단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가뜩이나 현금가용력이 부족한 인수 후보자들의 부담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HMM의 전체 발행 주식이 덩달아 늘었고, 이에 따라 HMM을 품게 되는 기업은 현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현재 HMM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LX인터내셔널 ▲동원산업 ▲하림그룹 등 3곳이다. 다만 이들의 현금성 자산은 HMM을 품기에 여력이 부족하다. 세 기업 중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곳은 LX인터내셔널인데, 이마저도 2억5000억원 규모에 그친다. 하림과 동원산업은 각각 1조5000억원, 6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HMM의 매각 수순을 두고 유찰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HMM의 몸값이 5조원 이상을 상회하지만, 세 중견기업의 현금가용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분석에서다. 이날 기준 HMM의 주가는 장중 1만3980원, 시가총액은 6조8612억원이다.

게다가 당초 기대했던 대기업들의 참전도 불발됐다. 앞서 글로벌세아, SM그룹 등 대기업들은 HMM 인수에 뜻을 비쳤으나 막판 참전을 포기하며 중견기업들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이 외 독일 선사인 하팍로이드는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매각 숏리스트(적격 인수 후보) 선정 과정에서 최종 탈락했다.

산업은행의 당초 계획대로라면 HMM의 매각은 연내 마무리되어야만 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차질 없이 매각이 추진되면 연내 주식 매매계약(SPA) 체결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가 두 달여가량 남았지만, 산은과 해진공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이들은 최근 1조원가량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가 추가로 남아있다. 업계는 원리금을 상환받지 않는 대신, 영구채 전량을 주식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HMM의 발행 주식 수는 무려 10억주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HMM의 유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만큼, 연내 매각을 자신한 산업은행의 구체적이고 추가적인 대안이 필요한 때다. HMM의 몸값이 높은 만큼, 연내 매각을 위해서는 인수 후보자들의 부담을 낮출 방안을 고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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