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 열차 3분의 2, 코레일서 빌린 임대 열차···정비‧수리도 코레일이SR, 편성‧발차 전담 '입환' 조직 사실상 없어···열차 연결도 코레일에 의존
중련열차는 기관차를 두 대 이상 연결해 차량을 운행하는 열차를 말한다. 일정 구간에선 열차를 연결해 운행하거나 따로 운행하다가 특정 지점에서 열차를 분리‧연결하는 방식이다. 가령 부산과 울산에서 각각 출발한 SRT 열차가 동대구역에서 중련 연결한 후 수서역까지 한 회선으로 운행하는 것.
SR 등에 따르면 SRT 열차는 1주일 193회 운행 중 평균 22회를 중련으로 편성해 운영 중이다. 전체 운행 중 약 11%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뉴스웨이 취재 결과 SR에서 운행 중인 중련열차는 연결과 분리 작업 일체를 코레일 직원들이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SR에 해당 업무를 수행할 인력과 조직이 사실상 없는 탓에 코레일에 위탁하고 있어서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열차를 편성하고 출발시키는 '열차조성업무'나 객차와 화물차를 기관차에 연결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는 차량 정리(입환) 인력이 중련연결도 담당하는데 SR은 이런 인력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SR은 장기적으로 해당 조직와 인력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무선·무인차량정리(입환)기 등을 도입하는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R관계자는 "SR 설립 초기에는 안전이나 업무효율성을 이유로 입환업무를 코레일에 위탁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해당 업무를 직접 수행할 조직을 꾸리는 방안을 포함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재 정부와 철도업계에서 도입을 추진 중인 무선제어 입환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SR이 독자적인 입환 체제를 갖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SRT가 운행하는 노선은 수서-평택 구간을 제외하면 코레일의 KTX‧새마을‧무궁화와 노선이 겹치기 때문이다. 이들 열차와 운영 상 조화를 이루려면 통제 체제를 분리하기 쉽지 않다는 것.
SR은 중련연결 뿐 아니라 열차 정비와 수리도 코레일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열차도 대부분 코레일에서 빌려왔다. 32편성 중 22편성이 코레일 열차를 빌려와 외관 도색만 바꾼 열차다.
철도업계에선 사실상 정부가 철도경쟁체제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말이 나온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자생력을 키우지 않고 무리하게 철도 분리를 강행한 탓에 SR 등 코레일 외 운영사는 혼자서는 제대로 업무를 할 수 없는 '반쪽' 운영사가 됐다"면서 "국회나 정부에선 철도 유지보수 업무도 분리하겠다며 법안을 발의했는데 현장을 전혀 모르는 처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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