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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이마트, 퀵커머스 '쓱고우' 결국 접는다

유통·바이오 채널

[단독]이마트, 퀵커머스 '쓱고우' 결국 접는다

등록 2023.11.17 08:3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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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8일 오후 9시 59분까지 운영 후 서비스 종료정식서비스 오픈 시기 미정···업계 "발 뺄 것" 해석퀵커머스 시장 재편···GS·배민 힘주고 롯데·쿠팡 축소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마트가 퀵커머스(Quick Commerce·즉시 배송) 서비스 '쓱고우' 운영을 종료한다. 엔데믹에 접어들며 수요가 예전만큼 폭발적이지 않은 데다, 수요 대비 비용이 많이 들어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채양 신임 대표가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히며 강희석 전 대표가 벌여놨던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12월 8일 오후 9시 59분까지 쓱고우 '베타서비스'를 운영하고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쓱고우는 베타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이용자들에게는 "추후 정식 서비스로 신규 오픈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다만 재오픈 시기도 따로 정하지 않아 업계는 이마트가 쓱고우 베타서비스를 종료하며 퀵커머스 사업에서 발을 완전히 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가 퀵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시장 잠재력이 컸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거래액은 2020년을 기준으로 2000~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5년까지는 5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퀵커머스 시장은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이었다. 배달의민족, 쿠팡, 오아시스마켓을 비롯해 전통 유통기업인 롯데쇼핑, GS리테일까지 속속 뛰어들었다. 배민과 쿠팡이 빠르게 진출했지만, 오프라인 인프라가 부족해 패권을 장악하지 못했다. 전통 유통기업들은 반대로 오프라인 인프라를 앞세워 시장에 진입했지만, 이륜 물류를 활용한 라스트마일 배송단계의 퀵커머스 인프라가 부족했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해 4월 논현역 일렉트로마트 자리에 도심형물류센터(MFC)를 마련하면서 쓱고우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쓱고우는 신선식품과 생필품 등을 MFC에 보관하다 주문 즉시 배달원이 직접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다. 짧게는 20분, 길게는 2시간 내 상품을 바로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후 올해 1월부터는 이마트 역삼점 내 쓱고우 2호점을 열었다. 중소형 PP(Picking&Packing)센터를 대형 PP센터로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남는 공간을 활용해 논현 인근으로 제한됐던 서비스 지역을 역삼·대치·도곡 등으로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시범운영을 진행한 결과 결국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퀵커머스 시장은 빠르게 재편되는 모양새다. 배민의 물류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은 퀵커머스 서비스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배민스토어'를 앞세워 음식뿐만 아니라 생필품, 휴대폰, 가전까지 주문 가능 품목을 늘리고 있다.

전통 유통기업 가운데서는 GS리테일이 요기요와 함께 퀵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하는 중이다. GS리테일은 전국 곳곳에 촘촘하게 위치한 편의점과 슈퍼를 MFC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홈플러스 또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기반으로한 '1시간 즉시배송'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쿠팡이츠와 롯데슈퍼는 이미 퀵커머스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종료했다. 롯데슈퍼는 2020년 말 퀵커머스 시장이 크게 성장할 무렵 뛰어들었던 '1시간 바로배송'을 지난 2월 종료됐다. 모두 수요 대비 고정비 등이 많이 들고 효율이 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쿠팡 또한 지난 9월 강남구·서초구에서 퀵커머스 사업인 '쿠팡이츠마트'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재는 송파와 강동 일부 지역만 운영 중이다. 오프라인 소비 활성화로 퀵커머스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이마트가 한채양 신임 대표를 선임한 이후 '본업 경쟁력 강화'를 선언한 것 또한 퀵커머스 사업 철수에 힘을 싣는다. 그간 이마트는 강희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그룹 사업구조를 온라인·디지털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주력해 왔다. 퀵커머스 강화 또한 이런 전략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강 전 대표가 물러나며 한 채양 대표가 핵심 영업 자산이자 주요 성장 동력인 오프라인 점포를 더욱 확대, 강화하겠다고 나서며 강 전 대표의 전략을 완전히 뒤집기로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회사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쓸 것"이라라고 밝힌 바 있다.

정식 서비스 개시 여부를 두고 이마트 관계자가 모호한 답변을 내놓은 것 또한 이마트가 퀵커머스 사업을 지속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이마트 관계자는 "쓱고우는 그간 베타서비스를 진행해 온 것이고 12월 8일 오후 9시 59분을 끝으로 시범운영을 중단한다"며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지는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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