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경영체제 구축"···'2년차' 진옥동 회장, 신한금융 대수술 예고

'질적 성장' 강조해 온 만큼 자신의 색채 드러낼 듯

지주 임원 축소·자회사 축소 '조직 슬림화' 꾀할 듯

자회사 CEO 대거 교체 관측도···9곳 임기 만료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2년 차를 맞아 연말 정기 인사에 자신의 색채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회장이 임기 2년 차에 들어서기 전 경영 효율화와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역할이 분산된 자회사 등을 재편하고 조직 구성을 축소하는 등 자신의 색채를 드러낼 것이란 관측이다.

신한금융지주는 12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경영진 및 자회사 CEO 인사를 확정한다. 진 회장이 취임 후 하는 첫 인사인 만큼 자신의 색채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조용병 전 회장의 의견을 반영했던 만큼 진 회장의 색깔을 드러내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임기 2년 차를 맞는 만큼 진 회장의 철학과 신념이 반영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실적 경쟁보다는 질적 성장을 강조해 온 만큼 이를 위한 조직 개편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는 것.

조직 개편은 지주 '조직 슬림화'와 맞닿아 있다. 현재 신한금융은 전략·지속가능경영, 재무, 운영 등 10개 부문, 10명의 부문장을 두고 있다. 그간 신한금융그룹이 계열사 확대 등 조직외연을 확장하면서 꾸준히 임원을 늘려온 결과다. 이같은 조직 구성은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했을 때 비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직이 커지면 소통과 업무 처리 과정이 느려지고 사업에 대한 책임 등이 명확하지 않은 부작용이 생겨난다. 비슷한 사업을 여러 조직에서 나눠서 하게 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중첩‧분산된 사업을 하나로 모아 효율성을 제고하고 그룹사 간 협력과 모니터링를 강화하는 조직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주 임원 10명 가운데 8명의 임기가 오는 12월 31일에 끝난다는 점도 '조직 슬림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자회사 개편도 주목 받는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등 15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들 가운데 업무가 중복되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자회사를 정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선 신한금융은 실적이 저조한 인공지능(AI) 기반 투자금융회사인 신한AI를 올해 말까지 청산하기로 했다. 신한AI는 올해 3분기 신한AI의 당기순이익은 8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누적 순손실액은 약 24억원이다. 자산 규모는 393억원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2019년 1월 신한금융이 100% 출자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AI 전문회사다. 인공지능 솔루션을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중화, 고도화 역할 외에도 자문 라이선스도 취득해 신한금융 계열사 및 다른 금융사들과도 협업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조직 내부에서는 별도 자회사로 유지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AI 활용이 높고 업무가 몰려있는 은행‧증권으로 사업을 모으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CEO 교체 역시 관심사다. 신한금융 15개 자회사 중 올해 말 CEO 임기가 끝나는 곳은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신한자산운용(전통 자산·대체 자산) 등 아홉 곳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용종 신한라이프 대표 등 진 회장이 내정자 시절인 지난해 12월 선임된 계열사 사장을 제외한 대부분 CEO가 인사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