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농촌 AI플랫폼 '트랜스파머' 첫선, 영농 사업성 진단감에 의존하던 농업에 '새바람'···"30년차 농부도 AI가 이겨"반응 긍정적, 협업 문의도↑···"농업계 네이버·구글 되겠다"
그러나 무턱대고 귀농·귀촌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농촌은 유독 디지털·데이터화(化)가 더뎌 토지 구입부터 그 환경에 맞는 작물 선정까지 참고할 정보가 적어서다.
이런 점에 착안해 인공지능(AI) 기반 농촌경제 디지털 전환 플랫폼을 개발한 김기현 트랜스파머 대표는 지난 12일 뉴스웨이와 만나 "운이나 감을 믿고 농사를 짓는 시대는 지났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성을 진단한 뒤 귀농해야 성공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지난 2021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농업인공지능(AI)경진대회를 예로 들었다. 그는 "누가 더 작물을 잘 기르느냐를 겨루는 대회인데 30년 경력의 농부와 AI 간 경쟁에서 AI가 승리했다"면서 "(농사에 AI를 접목하는) 하나의 효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는 글로벌 기술 수준 대비 농업의 디지털·데이터화가 취약하다"며 "트랜스파머가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면 귀농·귀촌인들은 정착 시간을 줄이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랜스파머는 농지나 전원주택의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또 토양과 기후값을 토대로 작물을 추천해 주는 한편, 한 해 농사 성적표(수익률 등)를 예상해 준다. 거주할 곳을 직접 지으려는 이들에게는 전원주택 건축비를 추정해 주고, 노후를 준비하는 사용자에게는 '농지연금 분석' 기능도 제공한다.
김 대표는 이런 정보의 정확도가 최대 95%에 달한다고 자신한다. 인근 유사 물건의 실거래 사례, 농가 잠재 소득 등을 고려해 알고리즘을 구성했고, 트랜스파머가 자체 수집·가공한 약 21억개의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주소지의 가치를 계산한 결과다.
트랜스파머는 론칭한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이용자들의 관심이 크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2일간 조회수는 8000건이 넘었다. 특히 이 기간 평균 체류시간은 5분을 넘겼다. 긴 체류시간은 트랜스파머가 제공하는 정보의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각계의 협업 문의도 쏟아지고 있다. 트랜스파머는 현재 KT·영림목재·전라북도 등 농촌·농업 전 밸류체인(Value-chain) 파트너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식량문제는 농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전략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농업·농촌의 시스템 혁신이 필요한 시기이며, 디지털화가 되면서 농업은 미래 유망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트랜스파머가 농촌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 한국 성공모델을 만들고, 농업 선진화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농업분야 AI 플랫폼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한국은 다양한 산업에서 디지털화, 데이터화가 되고 있지만, 그런 부분에서 가장 취약한 산업이 있습니다. 그것이 농업입니다. 글로벌 기술 수준 대비 그 차이가 특히 심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이는 외부환경적으로 위협일 수 있고, 이를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 보면 기회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죠.
-귀농·귀촌인 대상 사기거래가 많다던데···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가 아닌 이상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가격 기준선이 없다 보니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 가격을 모릅니다. 그렇다 보니 이상 거래 더 나아가 사기거래가 양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농업이 활성화되려면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혜택이 있거나 거래를 촉진할 수 있는 지표, 즉 가격이 있어야 하죠. 트랜스파머 추정가격이 거래 양 당사자가 준거가격을 갖고 서로 합리적으로 논의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귀농·귀촌 열풍이 뜸한데, 사업성은
▲트랜스파머 서비스는 귀농·귀촌 고객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210만에 달하는 기존 농가도 활용할 수 있죠. 여기에 한해 귀농·귀촌 인구가 52만 정도가 되니 260만이 우리의 타깃층이 됩니다. 궁극적으로 농업의 네이버나 구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수익원(BM)은 어떻게 가져갈 건지
▲트랜스파머의 주요 수익원은 SaaS기반의 구독 서비스 매출입니다. 각 시군구 혹은 도단위 지자체별로 서비스를 제공해 지자체가 기존 농가, 귀농귀촌인 대상으로 구독하고,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농업 관련 기업 및 금융기관, 유통사 대상으로 데이터 판매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트랜스파머가 가진 데이터는 단순히 공공 데이터 Raw Data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4개의 특허와 10개 이상의 자체 개발 알고리즘에 따라 생성된 데이터를 근간으로 하는데요.
이를 통해 농업 관련 기업에서는 자사의 서비스와 결합한 혁신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고, 금융기관에서는 예상 소득 및 원가분석을 활용해서 추가적인 사업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유통사에서는 해당 농지의 농산물 품질을 예상해 퀄리티있는 농산물을 수급할 수 있는 토대도 만들 수 있겠죠.
일반 고객들은 ▲회원가입 ▲출석체크 ▲친구초대 등 포인트를 제공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경우에 따라 소액의 포인트를 충전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트랜스파머의 진화 방향성은
▲조만간 지자체 매물 및 경·공매 정보를 제공·분석하는 서비스가 오픈할 예정입니다. 현재 검색되는 토지는 유효한 매물이 아닌 경우도 있는데요. 이 기능이 오픈되면 고객분들이 보다 실질적인 검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전국의 지자체별, 주소지별 숨은 정책 지원금을 모두 개인화 서비스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연내 오픈 예정입니다. 한해 농업 및 농촌과 관련된 지원 정책 및 사업은 약 8000개에 달하는데요. 그러나 개인에게 필요한 정보는 8000개가 아니라 본인에게 적합한 8개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숨은 0.1%(8000개 중)를 찾아준다는 목표로 해당 서비스를 오픈하고자 합니다. 농업, 농촌과 관련된 다양한 지원책 및 사업을 종합 패키지로 묶어야 유입인구를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또 최근 탄소중립이 하나의 화두입니다. 탄소배출권 외부감축사업에서 약 15%가 농업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해당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플레이어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농가 에너지비용에 대한 계산도 어려운 실정이죠. 주소지와 작물만 입력하면 해당 농가에서 예상되는 에너지양, 에너지비용, 감축 가능한 탄소배출량, 이를 통한 탄소배출권 수익도 원스톱으로 계산해 주는 서비스를 내년 초 오픈할 계획입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Limjd8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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