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경영권 방어 준비 끝났다···자금여력 충분"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경영권 방어 준비는 끝났고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주식 공개매수와 관련해 조 회장이 공개적으로 발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계열사 부당 지원과 횡령·배임 혐의 사건 공판에 출석한 조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명성 있는 사모펀드의 무리한 시도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지난달 보석으로 풀려났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손잡은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24일까지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 27.32%를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조현범 회장은 지난 2021년 연말 인사에서 그룹 회장직에 오르며 '형제의 난'을 일단락시켰지만 2년 만에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된 모양새다.

다만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2만1000원(12일 종가 기준)으로 공개매수 가격을 웃돌고 있다. 이에 공개매수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MBK파트너스 측은 투자금 상한선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도 최근 MBK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와 관련해 "평생 일군 회사를 사모펀드에 내줄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일부 임직원에게 전했다. 이는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에 대응해 지분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 명예회장은 이어 "다시는 경영권 관련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히 정리하겠다"며 "시장을 교란해 개인투자자 손해가 발생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노조도 BMK파트너스의 적대적 M&A(인수합병) 시도에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소속 한국타이어 노조는 지난 11일 입장문을 내고 "MBK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회사 자산을 악탈하고 안정적인 운영보다 단기 수익성에 급급해 정리해고로 노동자 권리를 파괴하고 무시하는 세력"이라며 "투기자본의 술수가 이어질 경우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