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 앞둔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 '어닝쇼크' 예상3분기 선방했으나 1분기 만에···사라진 래깅 효과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 '직격탄'···신사업도 동반 부진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깜짝 실적을 거뒀던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극심한 수요 위축으로 4분기 '어닝 쇼크'를 우려하고 있다. 배터리소재·태양광 등 각 사별 사업다각화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일제히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 '직격탄'···사라진 래깅 효과
특히 경쟁사 대비 석유화학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는 공급 과잉 및 수요 감소로 각사 주력 제품의 스프레드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3분기와 달리 유가 하락으로 부정적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가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 크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281억원을 기록하며 6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으나 4분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는 4분기 9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지난해 동박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배터리소재 사업으로 다각화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었다. 전방 산업인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배터리 업계의 불황이 본격화되면서 롯데에너지터미리얼즈의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도 주력 제품인 고부가합성수지(ABS)·합성고무·페놀의 스프레드가 하락하면서 4분기 668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1.6% 감소한 수준이다.
이외 효성화학도 지난해 3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4분기에도 70억원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체질개선' LG화학·한화솔루션마저···신사업 동반부진
LG화학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계속 줄면서 2622억원까지 떨어졌다. 작년 말까지만해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000억~6000억원 수준이었다. 석유화학과 이차전지 부문 모두 업황 부진, 원가 하락 등을 겪으면서 불과 1~2달 사이 기대치가 절반 이하로 낮아진 것이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366억원을 거두며 3분기 만에 흑자를 냈으나 4분기에는 다시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가장 큰 이유는 지난 9일 발표된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배터리 양극재·분리막 등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LG화학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기초소재 부문이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첨단소재 평균판매단가(ASP)가 유럽 등 글로벌 수요 부진과 메탈 가격 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12% 내리며 감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아쉽게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실패했던 한화솔루션은 지난해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46% 감소한 1759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수요 부진이 이어진 바 있다. 중국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급과잉 등으로 밸류체인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4분기 들어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2032년까지 8년간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을 맺는 등 반등의 기회를 잡고 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난 실적보다 올해의 실적개선에 더 주목해야 한다"며 "본격적인 실적개선의 시작은 2분기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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