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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자에 무너지는 영끌족···빈자리 채우는 '특례족'

부동산 부동산일반

이자에 무너지는 영끌족···빈자리 채우는 '특례족'

등록 2024.02.01 08:34

장귀용

  기자

부동산 폭등기 영끌족 몰렸던 '노·도·강' 하락 거래 이어져···경매도 증가세'대흥행' 특례보금자리론 잇나···신생아 특례 대출도 첫날부터 북새통특례보금자론 63%는 구입용도로 쓰여···신생아 특례 소진 양상 주목

노원구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장귀용 기자노원구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장귀용 기자

부동산 폭등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던 '영끌족'의 자리를 '특례족'이 대신하는 모양새다. 영끌족이 가격하락과 금리 부담에 매물을 쏟아내는 반면 특례보금자리론과 신생아 특례대출을 등에 업은 '특례족'은 낮아진 가격에 집을 사들이고 있어서다.

1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 거래된 전국 아파트의 49.6%는 3분기 대비 가격이 떨어진 '하락 거래'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은 52.6%가 하락 거래로 파악된 가운데 ▲도봉구(70.7%) ▲강북구(66.7%) ▲노원구(59.2%)에서 하락 거래 비중이 컸다.

업계에서는 영끌족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노·도·강(노원·도봉·강북)에서 하락거래가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영끌족은 2020~2021년 부동산 폭등기에 대출 한도를 꽉 채워 집을 샀던 부동산 투자계층을 말한다. 영끌은 대출받을 때 영혼까지 끌어모았다는 뜻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은 영끌족이 무너져 내린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영끌족들은 2020년 1%대 변동금리에 대출받았다. 2021년에도 2% 안팎에서 대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21년 말 적게는 3.6%에서 많게는 5%까지 뛰어오른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최고금리 기준 7%를 넘어섰다. 최근 금리가 많이 내렸지만 여전히 4~6%대의 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영끌족 입장에선 3년도 안 되는 기간에 이자 부담이 2배에서 3배가 늘어난 셈이다.

가격 하락도 영끌족의 심리를 흔들었다. 영끌족 중 상당수는 전 정부의 대출 규제에 따라 각각 9억원과 15억원을 기준으로 대출을 받았다. 당시 노도강 등 영끌족이 몰린 지역들의 시세도 이에 맞춰 형성됐다. 하지만 현재 이들 지역 내 단지들은 고점대비 20~40%가량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갭투자까지 했던 영끌족은 전세금을 돌려주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

떨어진 가격에도 집을 팔지 못한 사례도 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16일 노도강 지역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는 총 60건으로 보름 만에 지난해 4분기(108건)의 전반이 넘는 매물이 등록됐다.

금융위원회 제공금융위원회 제공

특례족은 영끌족이 쏟아낸 매물을 받아내고 있는 주축으로 꼽힌다. 특례족은 지난해 1월 도입된 특례보금자리론과 지난 29일부터 신청을 받는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투자계층을 말한다. 특례보금자리론과 신생아 특례대출은 부동산 경착륙을 막고 신혼부부·청년 등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정책모기지다. 지난해 1월과 올해 1월 각각 도입됐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일반형 연 4.15∼4.45% ▲우대형 연 4.05∼4.35%의 고정금리로 주택가격의 70%(생애최초 80%)까지 대출을 해준다. 1년 한시로 2023년 1월 도입됐다. 9월 목표액을 초과하며 흥행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지난해 1월1일 이후 출생한 아이를 둔 가정에 주택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구입 자금은 부부 합산 연 소득이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이 4억6900만원 이하인 경우에 주택 가액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에만 연이자 1.6∼3.3%의 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된다.

2023년 1년 한시로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해 내 집 마련에 나선 20·30세대의 주요 수단이었다. 약 44조원으로 추산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은 절반이 넘는 28조1279억원이 신규 주택구입용도로 쓰였다. 기존 주담대를 상환하는 용도로 쓰인 것까지 포함하면 주택 매매에 쓰인 금액은 더 늘어난다.

특례보금자리론의 효과는 거래량에서도 드러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월 1413건 ▲2월 2457건 ▲3월 2983건 ▲4월 3186건으로 계속 늘어나 9월까지 매달 3000건 이상 거래됐다.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의 취급이 중단된 이후엔 ▲10월 2337건 ▲11월 1843건 ▲12월 1764건을 기록하며 특례보금자리론 전후로 거래량에서 확연한 차이가 났다.

이자에 무너지는 영끌족···빈자리 채우는 '특례족' 기사의 사진

신생아 특례대출도 특례보금자리론 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9일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을 받기 시작한 '주택도시기금 기금e든든' 홈페이지는 첫날 오전 9시부터 접속자가 몰리며 한때 1시간 이상 서비스 접속 지연되기도 했다.

업계에선 신생아 특례대출이 특례보금자리론 만큼 시장에 영향을 끼칠지를 두고 관심이 모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신생아 특례대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격 하락 방지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특례보금자리론에 비해)대상자가 제한적이고 자금 규모도 작아서 집값을 끌어올릴 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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